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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 석유공사 사장 연임 유력…尹정부 공기업 사장 임명 절차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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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 석유공사 사장 연임 유력…尹정부 공기업 사장 임명 절차 변화?

문재인 정권 인사 분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안정적 추진 위해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의 중핵.정권과 연결고리 매우 밀접하지만 인정
성사 시, 45년 석유공사 역사‧15명 전‧현직 사장 중 연임은 두 번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지난 6월 1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현안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기 앞서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지난 6월 1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현안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기 앞서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연임설이 대두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주요 공기업 사장 임명 절차에 변화가 감지된다.

20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월 취임한 김 사장 임기는 올해 6월 7일 종료됐다. 이후 석유공사는 후임 사장 공고 등 인선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그의 1년 연임이 유력하다고 보도 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영속적인 추진을 고려하였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다만, 석유공사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확실한 것은 아니라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속설대로,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사장의 연임이 결정되면 그 의미가 적지 않다. 1979년 설립된 이래로 석유공사 사장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김 사장을 포함해 15명이다. 이들 가운데 3년 임기 연임을 한 인사는 2대 이원종(1980~1986년) 전 사장뿐이었는데, 김 사장이 두 번째 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석유공사는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의 중핵으로. 석유공사의 역사가 정부가 석유 문제에 대응해 온 역사로 불린다. 그만큼 정권‧정부와의 연결고리가 매우 밀접하다.

역대 석유공사 사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회복을 통해 석유 파동을 극복한 정부는 ‘에너지 문제는 정치·외교 문제’라고 인식하고 외교 전문가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후 다른 공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낙하산 인사에 시달렸다. 주로 정권과 가까웠던 인물들이 사장으로 임명됐는데, 유형은 크게 두 가지였다. 퇴직 관료들이었고, 다른 한 축은 은퇴한 군 장성들이었다.

외무부 장관을 지낸 뒤 초대 사장을 역임한 김동조 전 사장(1979~1980), 4대 유각종(동력자원부 차관, 1990~1993), 5대 장석정(동자부 기획관리실장, 1993~1998년) 전 사장 등이 퇴직 관료에 속한다.

3대 최성택(육군 중장, 1986~1990), 6대 나병선(육군 중장, 1998~2001), 7대 이수용(해군참모총장, 200~2002), 8대 이억수(공군참모총장, 2002~2005) 전 사장은 군 장성 출신 인사로 분류된다.

이원종 사장은 관료도 장성 출신도 아닌데 일반 은행 직원이었는데 사장에 올라 연임까지 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권력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한 덕분이었다.

2005년 SK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한 황두열 사장(9대, 2005~2009)이 임명되면서 석유공사 사장은 기존 관례를 깨고 기업인 출신이 자리에 올랐다. 10대 강영원(2006~2012), 14대 양수영(2018~2021) 전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출신 ‘대우맨’으로 미얀마 가스전과 함께 동해 가스전 사업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다. 12대 김정래(2016~2017) 전 사장은 현대종합상사(현 현대코퍼레이션)와 현대중공업 사장을 지낸 ‘현대맨’이다.

11대 서문규(2012~2016) 전 사장은 석유공사 내부 인사로 처음으로 수장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13대 이재웅(2017~2018) 전 사장 대행도 석유공사맨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석유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기업인 출신이다. 색안경을 쓰고 보면 안 되겠지만, 경북 포항 출신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석좌교수를 역임한 경력을 더한 에너지‧자원개발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정치권과 문 정권 정부는 눈여겨봤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 그는 올 초 있었던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6명의 최종후보(파이널 리스트, Final List)에 포함됐다.

선출되지는 못했지만, 윤 정권하에서도 김 사장의 노하우는 활용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고, 이후 그가 주도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다른 공기업 사장‧공공기관장이 전 정권 인사의 말뚝박기라는 비난을 받는 가운데에서도 김 사장은 화살을 피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해 심해 가스전에 가려져 있지만, 김 사장이 취임 후 강력하게 추진해 온 또 다른 과제가 있다. 자본잠식으로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석유공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직 구조 개편 및 사업구조조정이다. 이 또한 김 사장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얻고 있다.

결국, 김 사장의 연임이 실현되면 윤 정권의 공공기관장 인사에 있어 능력을 최우선시하겠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며, 사장 공모를 마치고 후보 선정 작업 중인 한국전력공사의 5개 발전사 차기 사장 임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전 발전자회사 차기 사장 선출에는 정치권 인사의 낙하산 임명설이 강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산자부 고위 관료 출신 낙점설에 맞서 자회사 내부 인사 승진 주장이 맞서고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