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여객 늘자 기내 반입 포기한 물품 상반기만 82만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고 항공기를 타고 해외로 출국하거나 귀국하는 국내외 여객 수가 증가하면서 보안검사에 걸려 공항에서 기내 또는 국내 반입을 포기한 물품 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가 최근 공개한 올 상반기 여객포기물품 기증 실적 통계에 따르면, 문구류와 공구류, 칼 등 일반물품의 기증 수량은 82만4944개, 중량은 9만7615.95kg에 달했다. 코로나19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상반기(9민8150개‧1만5196kg)에 비해 각각 740.5%‧542.4%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60만8651개‧8민8517.22kg)와 비교해도 33.5%‧10.3% 늘었다.
식품류 여객포기물품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 공사가 기증한 김치류 여객포기물품은 5425.40kg, 장류 5270.29kg, 기타 1민5141.74kg였디. 2021년 상반기(김치류 625.39kg, 장류 1125.02kg, 기타 1893.22kg)에 비해 각각 382.2%, 368.5%, 699.8%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김치류 5235.16kg, 장류 5294.26kg, 기타 1만2304.98kg)에 비해 김치류는 2.6%, 기타는 23.1% 늘었으며, 장류는 0.4% 줄었다.

항공사나 공항은 여객이 들고 온 수화물을 기내에 싣기 전 보안검사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여객이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나 위험한 물품을 가지고 있는 사실이 발견되면, 여객은 해당 물품을 포기해야 한다. 보안검사에서 발견된 금지 품목은 즉시 여객에게 알려 이를 포기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데, 이를 ‘여객포기물품’이라고 한다.
칼·가위·공구류 등 날카로운 물체, 화재 위험이 있는 라이터 등은 반입이 안 된다. 스프레이류, 치약, 샴푸, 로션 등 액체류는 100ml 이하로 1인당 1L 비닐 지퍼백 1개만 가능하다.

김치와 고추장 등 액체가 포함되어 있는 식품류도 기내에는 100ml 정도만 반입할 수 있다.

액체류와 식품류는 기내 반입이 제한되지만 위탁 수화물로 보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단, 식품류는 한국은 물론 각 여행 국가의 검역 기준에 따라 허가 또는 불가한 예도 있으므로 여행 전 현지 정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러한 사전점검 미숙으로 보안 검색에서 물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러한 물품은 공사에서 적법한 절차를 통해 선정한 기관, 즉 사회단체에 기증한다. 여객포기물품 수가 늘면서 2021년 당시 일반물품 월 1회, 식품류 주 1회 정도였던 기증 횟수도 올 상반기 각각 월 3회, 주 3회로 증가하고 있다. 의도와 상관없이 공사가 큰손 기증기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대로 대부분의 여객포기물품은 여객이 사전에 정보 습득이 미흡한 상황에서 항공기 이륙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보안검사를 받아 위탁 수화물로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에 발생한다. 또한 법적 기준을 초과하는 수량과 용량이라 기내 반입이 불가한 경우에 이를 포기해야 한다.

이렇게 여객 한 사람이 포기한 작은 수량의 물품과 식품류가 모여 지난해 연간 기준 △일반물품 144만8923개‧19만4924.82kg) △김치류 1만608.46kg △장류 1만734.24kg △기타 식품 2만9019.95kg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양이 됐다. 이를 수집하고 기증하는 공사로서도 인력과 비용 면에서 부담이다.

공사 측은 “항공 여객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올해 연간 여객포기물품 수는 지난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항공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여객들이 애써 준비한 물품을 공항에서 포기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를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