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자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자리 선택을 포기하고 자동으로 배정된 좌석에 앉는다. 그런데 어느 날 배정된 좌석을 받아 들고 비행기를 탔더니 좌석이 앞쪽부터 꽉꽉 채워진 것이 아니라 듬성듬성한 것을 볼 수 있다. 주인이 없는 좌석은 ‘내가 앉고 싶었던 그 자리’일 때도 있다. 이렇게 비행기 좌석을 배정하는 때에도 규칙이 있다.
비행기에 작용하는 힘은 ‘중력’과 ‘양력’ 두 가지가 있다. 중력이 작용하는 곳을 대표하는 점을 ‘무게중심(Center of Gravity)’이라고 한다. 보통 무게중심이 물체의 아래 부분에 있을 경우 안정한 상태가 돼 잘 쓰러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비행기에 있어 이 무게중심은 상당한 중요성을 가진다.
중력은 무게를 담당하고 양력은 날아가는 것에 꼭 필요한 것이다. 이 두 가지 힘으로 비행기의 균형을 맞춘다.
균형을 이야기할 때 어렵지 않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시소’다. 시소를 받쳐주는 받침대는 시소를 들어올려주고 있으니 비행기의 날개라고 볼 수 있다. 양력의 작용하는 지점을 대표하는 공력중심이다.
무게중심은 공력중심의 양 옆으로 균형을 만들어주고 있는 시소 위의 사람이다. 위에서 말한 기체의 모든 무게를 합한 것이 날개 위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양쪽의 무게가 같다면 치우침 없이. 움직임 없이 평행을 유지힌다. 무게중심과 공력중심이 정확하게 포개지는 상황을 말한다.
이 상황을 비행기에 대입해보면, 비행기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임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어느 한 쪽으로 기울게 된다. 예를 들어 비행기의 머리나 꼬리가 무거워져 무게중심이 공력중심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고꾸라질 수도 있다. 시소를 탈 때도 무게를 맞춰주는 것이 어려우니 비행기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럴 경우 비행기의 균형을 맞춰주는 존재가 ‘꼬리날개’다. 무게중심과 공력중심의 위치가 어긋나려고 할 때면 꼬리날개가 나서서 비행기가 넘어가지 않도록 적당한 양력을 만들어 균형을 맞춰준다. 이때 발생하는 양력은 공기저항과 관련이 있다. 양력이 2배가 되면 공기저항은 4배가 된다. 꼬리날개가 힘을 만들어 내려면 공기저항이 증가하고 양력은 더욱 커지니 결국 전체적으로 공기저항이 커지면서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게 된다.
비단 무게중심과 공력중심은 연료 소모뿐 아니라 비행기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행기는 안정적으로 비행하기 위해 정확하게 균형이 맞는 상태가 아닌 머리 쪽이 조금 더 무거운 상태로 비행한다. 무게중심이 공력중심보다 앞에 있을 때 비행기가 안정해진다는 말이다. 비행기의 연비 향상을 위해서는 최대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맞지만 안정성을 위해서는 무게중심을 앞으로 옮겨야 한다. 따라서 비행기의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연료를 최대한 아끼는 방향을 선택한다.
항공사는 경제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이 위치에 무게중심을 두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위해 여객을 비행기 중앙부 부근부터 차례대로 배치한다. 좌석이 정해질 때에는 이런 다양한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무게중심, 공력중심, 꼬리날개의 안정성, 연료 소비까지.결국 탑승긱 한 명으로 인해 비행기의 무게중심이 안정적으로, 비행을 잘 할 수 있다.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