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명도가 법원 경매정보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가 총 1만14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 8833건과 비교해 14.9% 증가한 수치다.
경매 신청 건수는 유찰 물건이 쌓이는 경매 진행(입찰) 건수와 다르다. 채권자들이 새롭게 경매 신청을 한 물건의 수를 의미한다.
지난 2021년 3분기부터 본격화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대출금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늘어난 탓이다.
올해는 8월까지 누적 신청 건수가 8만2287건으로 지난해 동기(5만5859건)에 비해 25%가량 늘었다.
업계에선 올해 신규 신청 건수가 12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연간 신규 신청 건수는 12만4252건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12만건 이상을 기록한 해는 없다.
올해 경매 물건 증가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으며 상가 경매 신청이 늘고,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연립·다세대)나 오피스텔 경매가 예년보다 증가한 영향이 크다.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 집계 결과 작년 상반기 월 500∼600건에 그쳤던 서울 빌라 경매 진행 물건 수(입찰 건수)는 올해 들어 2배가 넘는 월 1200∼15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신규 경매 신청은 계속 늘어나는데 유찰이 거듭되면서 경매 물건이 적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매 신청 이후 실제 입찰이 진행되기까지 6개월∼1년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급증한 경매 물건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입찰장에 대거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 관계자는 "경매시장은 금리나 경기 상황에 후행하기 때문에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더라도 당분간 경매 신청 건수는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와 별개로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된 것도 경매 물건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지난 9월은 추석 연휴로 입찰 일수가 줄어 서울 빌라 진행 건수도 847건으로 감소했지만 공휴일이 많은 10월을 지나 11월부터는 진행 건수도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