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을 일부 부담을 제안하거나 조합이 예상한 가격보다 낮은 공사비를 제시하는 등 제살깎기식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내세운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해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한남4구역)' 수주전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부담하는 314억원은 최근 1년 간 건설공사비지수를 기준으로 착공 기준일까지 약 28개월에 해당하는 물가 인상에 따른 공사비 상승 비용이다.
이외에도 삼성물산은 분양면적 확대에 따른 조합 분양 수익 극대화, 필수사업비와 사업촉진비 등 사업비 전액 최저금리 책임 조달 등의 사업 조건도 제시했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제안에 현대건설은 조합이 예상한 가격보다 868억원 낮은 공사비를 제안하며 맞불을 놨다.
현대건설은 낮아진 공사비를 통해 조합원 1인당 약 7200만원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업비 전액 CD+0.1% 책임조달, 총 공사기간 49개월(본 공사기간 43개월), 아파트·상가 미분양 시 100% 대물변제 등도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조합원 권리와 이익보장을 위해 △책임준공 확약서 △사업비 대출 금리 확약서 △아파트·상가 대물인수 확약서 △공사도급계약 날인 확약서 △대안설계 인·허가 책임 및 비용부담 등 5대 확약서도 날인해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두 건설사가 내세운 조건이 유례없이 파격적이고 고금리와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나친 출혈 경쟁으로 인해 비용 지출이 많아져 수주를 하더라도 실적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고금리에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주전 과열로 조합에 지나치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건설사의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업체 간 과열된 수주 경쟁으로 불필요게 발생한 비용이 결국 조합원들에 전가될 수 있고 나중에 공사비 증액에 따른 분쟁도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최성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va0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