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월세 비중 57.7%...2014년 이후 최고치
전세 사기 여파에 월세 전환 속도 빨라져
지난해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등 주택 월세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연립·다세대) 시장의 전세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전세 사기 여파에 월세 전환 속도 빨라져
2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 계약 총 247만6870건 가운데 월세 계약이 142만8950건으로 전체 거래의 57.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법원에 확정일자 정보가 취합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택 월세 비중은 지난 2020년 40.8%에 그쳤으나 2021년 43.8%로 오른 뒤 2022년에 처음으로 51.9%를 기록하며 전체 전월세 거래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처럼 월세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지난 2022년부터 불거진 빌라 전세사기 때문이다.
빌라 시장은 최근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 우려로 한 때 매매가격에 육박했던 전셋값이 떨어지고 전세금 반환 차질을 우려한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아파트 월세 비중은 44.2%로 전세사기 문제가 시작된 지난 2022년(43.1%)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반면 전세사기 피해가 컸던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는 같은 기간 59.5%에서 69.5%로 10%p가 늘었다.
보증금 부담이 큰 아파트는 여전히 임차인이 전세를 선호하지만 빌라는 역전세난 우려에 월세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이다.
인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사기 사태 이후 최우선변제금 이하로 보증금을 낮추고 나머지 전세금은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임대인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기준이 공시가격의 125%로 강화되는 등 보증 요건이 까다로워져 전세금을 낮추고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성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va0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