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인텔 주가는 16.24%나 폭락한 반면 AMD 주가는 16.50%나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텔은 지난 23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도 웃지 못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이 CPU(컴퓨터 중앙처리장치)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처럼 인텔의 ‘반도체 1위 아성’이 흔들리는 것은 7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출시를 6개월 더 늦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애초 내년 말까지 7나노 공정 개발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여파로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MD의 7나노미터 칩은 노트북 컴퓨터에 탑재되고 있다. AMD 입장에서는 차세대 칩에서 인텔을 제쳤으니 웃음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텔은 현재 10나노미터 칩밖에 만들지 못한다.
AMD가 인텔을 7나노미터 칩으로 제칠 수 있었던 것은 두 회사의 사업모델의 차이 때문이다.
인텔은 아리조나, 매사추세츠, 뉴멕시코 등 미국의 "팹"이라고 불리는 칩 공장을 가지고 자체 제조를 통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AMD도 2009년까지 자체 공장에서 제조했지만 팹 부서를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라는 자회사로 분사하고 외부회사에 맡기기도 한다.
AMD는 자회사 글로벌파운드리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도 계약한다.
최근 인텔은 반도체 시장에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PC와 서버 반도체 시장에서는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모바일 프로세서(AP)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10나노미터 이하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서 삼성전자와 TSMC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이다. 지난 2006년부터 인텔 칩을 사용해온 애플은 최근 자체 반도체 제작을 선언하며 인텔과 결별했다.
인텔이 자체 제작을 고집할지 아니면 아웃소싱을 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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