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9월 한 달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발생한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인플레이션 이슈는 진행형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미국 뉴욕증시는 나스닥(-5.31%),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4.75%),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4.28%)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 가능성,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 지연,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그룹의 파산 가능성에 따른 경기부진 등이 악재로 거론되어 왔다. 특히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 뉴욕증시 약세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다. 인플레 우려가 장기화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자산매입 축소 즉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등 긴축 조치를 조기에 실행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진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월 한 달간 9.52%(6.98달러)나 올랐다. 미국 수입품의 25% 이상이 들어오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에는 60척이 넘는 화물선이 몇 주에 걸쳐 입항을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는 8월에 전달과 같은 0.4% 상승에 그쳤다.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지수도 똑같이 0.3% 상승을 기록했다. 1년 누적치에서는 7월의 4.2%가 8월 4.3%로 커졌다. 근원 누적치는 3.6%로 변동이 없었다. 미국서 PCE 상 에너지 가격은 1년 동안 24.9%, 식품은 2.8%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보름 전 발표에서 8월에 0.3% 상승했고 1년 누적치로는 5.3%였다. 근원으로는 4.0%였다. 제롬파월 연준 의장은 높은 인플레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년부터 수그러들 것이라고 말해오다 최근에는 견해를 다소 바꿔 양적완화 축소 및 금리인상 등의 조기 실행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알약의 개발 소식에 들썩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2.54포인트(1.43%) 오른 34,326.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9.50포인트(1.15%) 오른 4,357.04에 끝났다. 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8.12포인트(0.82%) 오른 14,566.7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부진하던 뉴욕증시가 10월 첫날 1% 안팎의 뚜렷한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극복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미국 제약사 머크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의 3상 임상시험 결과 이 알약이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확률을 절반 가량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0월 8일 발표되는 9월 고용 보고서가 변수이다. 이 지수가 크게 반등한다면 11월 테이퍼링 가능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에서 곧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을 시사했다. 뉴욕증시에서는 11월에 테이퍼링이 발표되거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9월비농업 신규 고용이 48만5천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달의 23만5천 명보다 늘어난 것이다. 실업률은 전달 기록한 5.2%에서 하락한 5.1%를 기록할 전망이다. 고용 수치가 예상보다 크게 좋을 경우 이는 오히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국채금리는 지난 FOMC 회의 이후 미국의 조기 긴축 우려를 반영하며 1.567%까지 올랐으나 주 후반 1.50% 아래로 오름폭을 낮췄다.
이번 주에는 미국 유명 음료업체 펩시코와 의류업체 리바이 스트라우스 등의 실적이 발표된다. 델타 변이, 공급망 이슈와 인플레이션 상승 등이 기업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지 주목된다. 10월 중순 예정된 미 재무부 비상조치 소진을 앞두고 의회의 예산안 및 부채한도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지도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는 의회가 부채한도를 상향하거나 유예하지 않으면 오는 18일 미 연방정부가 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뉴욕증시 주요 지표 및 연설 일정
10월4일= 8월 공장재수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
10월5일=8월 무역수지, 마킷 서비스업 PMI,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 PMI, 경기낙관지수,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 랜들 퀼스 연준 부의장 연설
10월6일= ADP 고용보고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연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
10월7일=챌린저 감원보고서,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예비치)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연설
10월8일=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실업률 발표, 도매재고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용 알약인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가능성을 50%가량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머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 알약의 긴급사용 승인(EUA)을 신청하고, 다른 국가에서도 신청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FDA가 허가하면 몰누피라비르는 첫 코로나19 알약 치료제가 된다. 제약사 머크의 주가는 8.4% 급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일보다 1.99포인트(8.60%) 하락한 21.15였다.
공급망 차질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에너지 값 상승이 초래한 인플레이션 불안으로 글로벌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세 하락’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증시 하락을 부추긴 여러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계심은 늦추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증시가 휴장한 이날 일본·대만·홍콩 등 아시아 증시는 큰 폭의 하락을 이어갔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일 2.31% 하락한 데 이어 이날 또 1.13% 내리며 2만 8,444.89로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자취엔지수 역시 각각 2.19%, 0.98% 내렸다.
파산설에 휩싸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의 주식이 4일 홍콩 증시에서 거래 정지됐다. 부동산업체인 허성촹잔(合生創展·Hopson Development)이 헝다의 부동산 관리사업 계열사인 헝다물업(物業) 지분 51%를 약 400억 홍콩달러(약 5조9천억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홍콩증시는 장 시작 전 헝다그룹과 헝다물업, 허성촹잔은 거래를 잠정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지분 매입설 보도가 나온 뒤 허성촹잔은 거래 정지가 '상장사 주식 인수 계약과 관련 있다'는 정도만 밝힌 상황이다. 허성촹잔과 창업자 주멍이(朱孟依)가 헝다를 도와 '백기사'로 나선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암호화폐(가상화폐)를 금지할 생각이 없다”고 발언하자 비트코인이 10% 이상 폭등하는 등 암호화폐가 일제히 급등했다. 그러다가 다시 인프레 우려로 암호화폐는 주춤하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스테이블코인(가격변동이 없는 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금지할 생각이 없다”고 발언했다. 앞서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비트코인 선물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암호화폐도 일제히 급등했다. 이더리움, 카르다노(에이다), 바이낸스코인이 급등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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