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뉴욕증시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즉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러시아 국채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의 보증료율이 15%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았던 시기에 6%를 약간 상회했던 것과 비교해 이번에는 매우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금 러시아가 상환해야 하는 달러 표시 국채의 잔액은 330억달러이다.
울러 회사채 등을 포함한 러시아의 대외채무 중 30%의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한다. 전세계 각국이 러시아 국채에 대한 매입 규제를 강화해 채권 발행을 통해 기존 채권을 상환하기도 어렵게 됐다. 모스크바에서는 시민들이 현금을 인출하려고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줄을 서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곧 2자 휴전 협상에 들어간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대표단이 오후 늦은 시간에 협상장에서 우크라이나 협상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 통신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도 이날 저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 간의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연일 폭등하고 있다. 비트코인도 폭등세는 다수 약화되었으나 여전히 강세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원유·천연가스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이어 110달러 선까지 돌파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10달러르 넘어 거래되고 있다. 2014년 7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이다. 각국 정유업체들이 제재 위반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공급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세계 공급량의 약 8%를 차지한다.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4월 공급량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소폭 증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BP, 엑손모빌, 셸 같은 세계적 석유기업들도 러시아의 석유·가스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은행 7곳에 대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퇴출 제재를 단행했다. 러시아 국책은행이자 러시아 제2의 은행인 VTB방크를 비롯, 방크로시야, 방크 오트크리티예, 노비콤방크, 소브콤방크, 프롬스비야지방크(PSB), VEB 등이 SWIFT망에서 배제됐다.
앞서 한국시간 2일 아침에 끝난 뉴욕증시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교전이 지속되고 있다는 소식 등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7.65포인트(1.76%) 하락한 33,294.95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7.68포인트(1.55%) 떨어진 4,306.2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18.94포인트(1.59%) 밀린 13,532.46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의회 증언을 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준의 점진적 대응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시장이 또한번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97.8%이다. 50bp 인상 가능성은 0%로 나타났다. 50bp 인상 가능성은 1주일 전에는 41.4%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17포인트(10.51%) 오른 33.32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4.34포인트(0.16%) 오른 2,703.52에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5.34%), SK하이닉스[000660](1.21%), 카카오[035720](1.28%)가 상승했다. 삼성전자[005930](-0.55%), 네이버(-0.31%),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41%), LG화학[051910](-1.77%), 삼성SDI[006400](-0.18%), 현대차[005380](-2.57%), 기아[000270](-2.30%) 등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38포인트(1.63%) 오른 895.45에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4.88%), 엘앤에프[066970](3.85%) 등 2차전지 소재주가 큰 폭 상승했다. 펄어비스[263750](5.78%), 카카오게임즈[293490](2.72%) 등도 강세 였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지속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민간인 지역에도 포격을 가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상황은 점차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와 제2 도시 하리코프를 대대적으로 공격했고, 키예프에서는 폭격으로 TV 타워가 파괴돼 국영 방송이 마비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핵전력 강화 준비태세에 돌입해 핵 위협 카드까지 꺼내들 태세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1.72%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바람에 금융주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강화되면서 대안 통화로 부상하면서 크게 올랐다. 뉴욕 금 선물 가격은 202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보낸 사실상의 특사단이 미국이 '대만과 약속'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대만은 이번 미국 대표단의 대만 방문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중 견제체인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에 가입해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희망도 정식으로 전달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 대표단의 대만 방문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대표단이 대만 지도자들과 회담하는 것에 대한 평론을 요구받고 "중국 인민의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 수호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답했다.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권 '잠룡' 중 한 명인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대만 싱크탱크 초청으로 내달 2∼5일 대만을 방문한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3일 차이 총통을 예방하고 4일 공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가 미칠 영향과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로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다 4.64포인트(0.13%) 내린 3,484.19에, 또 선전종합지수는 13.07포인트(0.56%) 밀린 2,313.18에 장을 마쳤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 대비 451.69포인트(1.68%) 내린 26,393.03에, 또 토픽스 지수는 37.23포인트(1.96%) 하락한 1,859.94에 장을 마쳤다.
김재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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