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뉴욕증시와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5%) 하락한 배럴당 106.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가는 지난 3월 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오락가락 행보 속에 급등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보였다. 그 바람에 뉴욕증시와 비트코인도 흔들거렸다. WTI 가격은 장 초반 한때 5% 이상 올랐다.
이후 수하일 알 마즈로이 UAE 에너지부 장관이 앞선 대사의 발언을 철회하고 OPEC+ 산유국들의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고 언급해 분위기는 달라졌다. 알 마즈로이 UAE 에너지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UAE는 석유 시장에서 OPEC+의 가치를 믿는다"라며 "UAE는 OPEC+ 합의와 기존 월별 생산 조정 계획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는 지난 몇 달간 하루 40만 배럴의 증산을 고수하고 있으며 매달 초 정례회의를 통해 증산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 OPEC+ 산유국 중에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정도만이 증산 규모를 더 늘릴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급 회담이 결실 없이 끝나면서 원유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로이터통신은 아랍에미리트(UAE)가 원유 증산을 위해 독자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UAE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UAE가 계속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모인 OPEC플러스(OPEC+)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고, 원유 정책 소관부처는 오직 UAE 에너지부라고 말했다.
수개월을 끌어온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의 타결이 막판에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미국이 새 요구를 들고나왔다'고 탓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유럽연합(EU)의 상대방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제기한 새 요구사항의 일부는 이성적으로 전혀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미국이 국내 여론을 의식해 '무리한 요구사항'을 오스트리아 빈 협상장에서 내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 등을 미국의 제재 명단에서 삭제하는 것과 관련됐을 수 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미국이 국내 여론을 의식한다면 이란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란의 '국가 영웅들'과 관련된 제재 해제는 타협 불가 사항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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