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7월 고용이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공포가 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그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모두 하락 출발하고 있다.
미국의 7월 비농업 일자리가 무려 52만8000개나 증가하면서 그야말로 뉴욕증시에는 비상이 걸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고용 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52만8000개 증가했다. 다우존스의 추정치 25만8000명의 배가 넘는다. 202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 4개월 평균 증가 38만8000명 보다도 훨씬 많다. 실업률은 3.5%로 집계됐다. 완전고용을 지나 초과고용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임금 상승률도 더 높아졌다. 시간 당 평균 소득이 전월 대비 0.5%, 1년 전보다는 무려 5.2% 급증했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더 좋게 나오면서 경기 회복세가 꺾이고 있다는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뉴욕증시에서는 40년 만의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일자리 창출이 둔화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아왔다. 강력한 고용 지표와 예상보다 높은 임금 상승률이 맞물리면서 9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치도 크게 바뀌었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는 족에 무게가 실린다.
뉴욕증시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4bp(0.14%포인트) 급등한 2.84% 근방에서 거래됐다. 2년물 국채금리도 14bp(0.14%포인트)가량 올라 3.19% 근방에서 거래됐다. 미국의 7월 고용이 깜짝 증가하자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9월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60%를 넘어섰다. 그동안 뉴욕증시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 폭을 낮춰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미국 노동부가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업종에서 뚜렷한 일자리 증가세가 관측됐다. 레저·접객업에서 가장 많은 9만6천 개의 일자리가 늘었고, 전문사무서비스업(8만9천 개)과 보건의료업(7만 개)에서도 큰 폭의 일자리 증가를 기록했다.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보다 총 2천200만 개 증가해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실업률은 3.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연준이 고용 회복의 척도로 가장 주목하는 지표인 경제활동참가율은 62.1%로 2020년 2월 63.4%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7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5%, 전년 동월보다 5.2% 각각 상승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경기침체 유발에 대한 부담을 덜고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하면서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연준 일각에서는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도 가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국시간 5일 아침에 마감한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5.68포인트(0.26%) 하락한 32,726.8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3포인트(0.08%) 떨어진 4,151.94를 나타냈다. 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2.42포인트(0.41%) 오른 12,720.58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4.5%에 달했다. 전날의 57%에서 오른 것이다.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35.5%로 전날의 43%에서 하락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1포인트(2.32%) 하락한 21.44를 기록했다.
원 달러 환율은 11원 이상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1,300원 아래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1.8원 내린 달러당 1,298.3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00원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달 29일(종가 1,299.1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69포인트(0.72%) 높은 2,490.80에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0.68%), SK하이닉스[000660](1.03%),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29%), LG화학[051910](5.42%), 삼성SDI[006400](1.53%) 등이 상승했다.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하회한 네이버는 2.38% 하락했다. 네이버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2조45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천362억으로 작년 동기 대비 0.2%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3천438억원을 2.2% 하회했다. 현대차[005380](-1.02%), 카카오[035720](-0.61%), 기아[000270](-0.98%) 등도 하락세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8포인트(0.79%) 오른 831.64에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4.14%), HLB[028300](2.15%), 셀트레온제약(4.27%), 알테오젠[196170](3.34%) 등 바이오 주와 에코프로[086520](12.21%)가 큰 폭 상승했다. 최근 상승세가 컸던 에코프로비엠[247540](-3.13%), 카카오게임즈[293490](-1.03%)는 하락했다.
가상화폐 솔라나 시스템이 해킹돼 8천개에 육박하는 지갑에서 가상화폐가 유출됐다. 유출된 가상화폐는 솔라나와 스테이블코인인 USD코인(USDC)이었다. 가상화폐가 유출된 지갑은 팬텀과 슬로프, 트러스트 등이 제공한 지갑으로, 인터넷과 연결된 '핫 월렛'이었다. 솔라나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 더 빠르고 에너지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 호로비츠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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