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관광개발, 하나투어, 한화투자증권 등 시총 1조원 클럽에서 제외
올 들어 시가총액 1조원 넘는 상장사가 약 50여 곳 가까이 줄었다. 국내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주식 시장을 이끌던 대형주들이 맥을 못 춘 탓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시총 1조원 이상 상장사는 총 241곳으로 지난해 말보다 47곳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217곳에서 195곳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71곳에서 46곳으로 감소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연초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긴축이 지속됐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증시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상이다.
이달 16일 기준 코스피는 2382.78로 올해 들어 19.97%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770.04으로 마치면서 같은 기간 25.52% 하락했다.
시총 상위 10개 기업(우선주 및 올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제외) 중 올해 시총이 늘어난 곳은 LG화학이 유일하다. 대장주 삼성전자 시총은 335조5017억원으로 올해 들어 131조9321억원 줄었다.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각각 28조9744억원, 2조6654억원 씩 감소했다. 현대차(1조7093억원), 네이버(26조17억원), 삼성SDI(3조6445억원), 기아(4458억원), 카카오(20조3594억원) 등도 모두 큰 폭으로 시총이 줄었다.
반면, 하락장이 이어지는 속에서도 시총 1조원대에 새롭게 진입한 종목들도 있다. 밸류체인 내 가치 부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한 소재·부품·장비 회사들이다. 2차전지 장비 회사인 피엔티는 시총이 지난해 말 9960억원에서 1조560억원으로 올라섰다. 2차전지 산업 성장에 힘입어 올해 2분기 피엔티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6% 늘어난 225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서도 지난 1년 새 신규 종목 공급이 대거 이뤄졌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 중 성일하이텍은 1조7900억원으로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8위까지 올라섰다. 성일하이텍은 2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영위한다.
최근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는 모습이지만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에 좀처럼 방향성을 잡기 힘든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기대할 수 있는 근거들이 발견되지만, 물가 지표에서 확인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한다"며 "시장의 기대보다 지표 변화가 늦을 수 있어 경계심은 지속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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