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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고객자금 빼돌려 알라메다의 '위험한 베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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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고객자금 빼돌려 알라메다의 '위험한 베팅' 지원

FTX가 고객 계좌에서 대출해 자매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위험 베팅 자금을 조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샘 뱅크먼 프리드(SBF)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FTX가 고객 계좌에서 대출해 자매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위험 베팅 자금을 조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샘 뱅크먼 프리드(SBF) 트위터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유용해 자매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위험 베팅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SBF')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투자자 회의에서 제휴 거래회사 알라메다 리서치가 FTX에 약 100억 달러(약 13조4300억 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의 말을 인용해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계열 거래 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위험 베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고객 자산을 빌려주면서 거래소 붕괴의 원초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FTX는 고객들이 거래소에 예치한 돈을 거래 목적으로 사용해 알라메다에 대출을 연장했는데 뱅크먼-프리드는 이 결정을 형편없는 판단 요구라고 묘사했다고 그 중 한 명이 말했다.
사람들은 FTX가 고객 자산 16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FTX는 고객 자금의 절반 이상을 자매 회사인 알라메다에 빌려줬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알라메다는 다른 금융회사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7일 현재 알라메다는 FTX 이외의 기업에게 15억 달러의 대출금을 빚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FTX 대변인은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10일 아침 뱅크먼 프리드의 트윗에 따르면 FTX는 지난 6일 약 50억 달러 상당의 인출 요청으로 타격을 입은 후 이번 주 초에 고객 인출을 중단했다.

FTX는 8일 거대 경쟁사인 바이낸스 거래소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지만, 바이낸스의 창펑 자오('CZ') CEO는 다음날 FTX의 문제가 "우리가 통제할 수 없거나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며 거래를 포기했다.

한편,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와 법무부는 FTX가 이번 주에 갑자기 붕괴된 것을 조사하고 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사람이 말했다.

10일 바하마 증권위원회는 FTX의 바하마 자회사인 FTX 디지털 마켓 Ltd의 자산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임시 청산인을 선임했으며 회사가 보유한 자산은 임시 청산인의 승인 없이는 양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FTX가 인출 요청을 이행하지 못하자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디지털 화폐 규제를 수용하고 윤리와 박애를 실천하는 암호화폐 기업가로 알려졌던 뱅크먼 프리드의 평판도 심하게 손상됐다.

그러나 블록체인 분석회사 난센은 FTX 바하마에서 이더리움(ETH) 등 일부 고객의 자금이 인출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경제학자 프랜시스 코폴라는 "거래소는 고객들의 예금을 받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콜라는 "이러한 자산으로 아무 것도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그것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그곳에 앉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지난 7일 FTX의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자 트위터에서 "FTX는 모든 고객 보유를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있다. 우리는 고객 자산을 (심지어 국고에도) 투자하지 않는다"는 글을 게재했으나 8일과 9일 사이에 그 트윗을 삭제했다.

10일 런던에서 FTX가 출금을 처리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왔다.

같은날 아침 뱅크먼-프리드는 트윗에서 "알라메다 리서치가 거래를 정리하고 있다"며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그들은 곧 FTX에서 더 이상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 시장에서 브로커는 고객 자금을 다른 회사 자산과 분리해야 하며 규제 당국은 위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 하나의 예로, 2013년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증권사 MF글로벌에 2년 전 어수선한 붕괴 과정에서 고객 자금을 남용한 혐의로 1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와일드웨스트에서 운영되는 FTX에서 고객들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사태는 FTX의 몰락의 뿌리가 빌린 돈으로 자금을 조달한 공격적인 거래 전략으로 유명한 회사 알라메다와의 관계에 있음을 시사한다. 일부 암호화폐 거래자들은 거래소가 거래소에 붙는 것에 대해 이해 상충을 일으킬 것을 우려하며 제휴에 대한 경계심을 표명했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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