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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美증시 반등…시장지수 추종보다 개별 종목·해외 펀드·채권 투자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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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美증시 반등…시장지수 추종보다 개별 종목·해외 펀드·채권 투자 선호

미국 뉴욕맨하튼 뉴욕증권거래소 도로안내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맨하튼 뉴욕증권거래소 도로안내판. 사진=로이터
미국 증시가 2023년 한 해를 '반등'으로 시작했지만, 투자자들은 시장을 추종하는 펀드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레피니티브 리퍼(Refinitiv Lipper)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 6주 동안 미국 주식 뮤추얼 펀드와 ETF에서 310억 달러를 순인출했다고 전했다. 이 규모는 지난 여름 이후 주간 순유출 사상 최장 기록이자 2016년 이후 1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 중 가장 많은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펀드에 약 120억 달러, 과세 대상 채권 펀드에 약 240억 달러, 지방 채권 펀드에 거의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국내 주식 이외의 펀드로의 흐름은 2023년 미국 주식 반등세에 투자하지 않는 투자자들의 불안 수준을 보여준다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한다. 이러한 유출은 시장 심리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로 투자자들을 거의 안심시키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지난주 S&P 500지수는 1.1% 하락해 2023년 상승폭을 6.5%로 줄였다.
시장조사업체 EPFR의 캐머런 브랜트 리서치 국장은 미국 주식형 펀드에 대해 "시장 심리는 확실히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의 이탈은 현재까지 시장의 상승에 회의적인 투자자들과 더 높은 수익을 열망하는 투자자들 사이의 차이를 보여준다. 일부 투자자들은 안전한 고정 수익 자산에 돈을 투자하고 해외에서 더 싼 주식형 펀드를 선택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투기적인 주식에 올인하고 위험한 옵션 거래로 그 베팅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일부는 테슬라처럼 개별 주식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다

2023년 반등은 중앙은행 이사들이 물가압력 완화를 위해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반복해 말하고 있지만, 시장은 인플레이션 완화로 올해 말 미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에 부분적으로 따른 것이다. 1월 예상보다 강한 고용보고서가 일부 투자자들에게 현실적인 점검 차원에서 미 연준 정책 피벗 기대감을 재고하게 만들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미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을 가늠하기 위해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지수, 소매 판매지수 등 최신 데이터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코카콜라, 파라마운트 글로벌,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분기별 실적발표 및 가이던스를 포함한 기업들의 발표도 기다리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고정수익자산이 최소 리스크로 10여년 만에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채권형 펀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종합채권지수의 수익률은 4.5%로 S&P500의 배당수익률 1.7%를 앞질렀다.

또한 최근 몇 달 동안 달러화 약세,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낙관론 등에 힘입어 해외 기업들의 주가가 미국 기업들을 앞지르면서 투자자들은 국제 주식형 펀드로 선회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의 기업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예상 수익의 약 18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현지 통화 기준으로 유로 STOXX 600 지수의 13배, 홍콩 항셍 지수의 10배와 비교된다.

브랜트 국장은 "시장이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라며 "특히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그렇다"고 강조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최근 고객 주식 흐름 분석에 따르면 2023년 현재까지 단일 주식 매수와 ETF 매도 사이의 격차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상 최대다. 고객들은 현재까지 단일 주식으로 150억 달러 이상을 순매수했고 ETF는 100억 달러 이상의 순유출을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국 주식 전략가인 질 캐리 홀에 따르면 개별 주식에 대한 선호는 적극적인 경영에 대한 보다 강력한 지지를 반영한다고 한다.

패시브 투자, 즉 단순히 시장 추종은 30년 전 첫 번째 ETF가 출시된 이후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해 미국 주요 지수에서 비중이 높은 메가캡 기술주들이 금리 상승 환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주식 고르기가 부활했다.

스트래티지어스증권의 토드 손 ETF 전략가는 "항상 '성장주 매수'와 '미국 증시 매수'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지수 구축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제는 이를 완전히 뒤집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과 거래자들은 시장지수를 통해 시장과 플레이하기 보다 더 좋은 종목 선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고객들은 액티브 운용 ETF와 채권 ETF에 대해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투자자와 전략가들은 올해 개별 종목으로의 자금 흐름을 투기적 매수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단일 종목이 분산된 펀드보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2023년 최고 실적을 기록한 종목 중 상당수는 수년이 지나도록 수익성이 기대되지 않는 성장 지향적인 기업들의 주식이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Bleakley Financial Group)의 CIO인 피터 부크바르는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기꺼이 감수할 위험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에너지주와 해외주식 전망이 좋다고 덧붙였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옵션 시장, 특히 기술주에 대한 베팅에 대한 활발한 움직임은 일부 투자자들의 위험 욕구를 보여준다.

반다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중에서는 연초 이후 단일 종목 순매수가 증가한 반면 ETF 순매수는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단일 주식 매수는 테슬라라는 단일 시장종목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반다리서치는 지난 몇 주 동안 테슬라가 개인 투자자들의 전체 단일 주식 순매수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