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의 발전과 혁신을 위해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의 화두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대체거래소), 내부주문집행, 토큰증권 시장 등 거래 플랫폼 다각화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업계 관계자들은 각국의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앞으로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최 연구위원은 "유통시장의 발전은 시장과 규제의 여러 상호작용 속에서 이뤄진다"는 말과 함께 "근래 다양한 시장에 대한 니즈와 함께 두드러지는 지점은 기술의 변화와 그 빠른 속도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 속 한국이 채택해야 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장 구조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규제 현황과 이를 뒷받침하는 철학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고도로 파편화된 시장'의 특징을 띄고 있다. 이는 긴밀하게 연결된 시장 구조 속 파편화를 장려하는 규제에 기인한다.
더 많은 참여자들의 시장 진출과 기술의 발전을 지원해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최 연구위원은 "이러한 구조가 한국에도 적합한지에 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참여자들이 있다는 것은 혁신과 경쟁을 촉진하지만, 다크 트레이딩이 커질 수 있는 등의 부정적인 결과도 야기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도입된 금융규제 강화안인 '금융상품투자지침2(MifidⅡ)'를 중심으로 한 유럽연합(EU)의 사례도 소개됐다.
EU는 회원국마다 상이한 특징을 가진 상태에서 일관된 규제 프레임워크를 설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파편화'의 맥락에서 미국과 궤를 같이하는 동시에 세부적으로 더욱 다양한 시장 구성을 보인다는 차이가 있다.
최 연구위원은 "한국은 내년 ATS 도입을 앞두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미국과 유럽의 시장을 벤치마킹하는 데 있어 상세 사항도 중요하지만, 왜 두 시장이 서로 다른 규제 프레임워크를 진행하는지 살펴보는 일도 중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마이클 스터젠바흐(Michael Sterzenbach) 독일증권업협회(BWF) 사무총장은 특히 다각화된 독일의 시장 상황을 소개했다. 유럽은 국가마다 하나의 거래소가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연방제인 독일의 경우 여러 개의 거래소가 존재할 수 있어서다.
현재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는 약 500여개의 트레이딩베뉴가 운영되고 있으며 EU는 시장이 지나치게 파편화되었다는 문제의식 아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마이클 스터젠바흐 사무총장은 "트레이딩 인프라, 거래 플랫폼, 생태계 등을 규제하려고 한다면 모든 가능한 효과와 의도치 않았던 파급력 등 굉장히 포괄적인 고려를 해야 한다"며 "다양한 변수들을 살피고 균형을 유지하는 관점에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일본STO협회 법률고문인 켄 카와이(Ken KAWAI) 앤더슨모리앤토모츠네 파트너변호사는 일본의 토큰증권 시장을 소개했다.
일본은 주요 금융기관들이 토큰증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비교적 신규상품으로 토큰증권을 취급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토큰증권이 소형기관이나 스타트업 벤처에서 발행되는 것과는 대비된다.
켄 카와이 변호사는 "일본 대부분 대형사 참여 규제는 보수적이지만 명확하다"며 "이러한 명확성이 일본의 주요 기관들이 토큰증권들이 관심을 두는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끝으로 일본, 홍콩, 호주의 다크풀 시장 현황을 살펴본 노무라의 피라스 하즈타엡(Firas HADJ-TAIEB) 퀀트트레이딩전략 글로벌 대표는 "거래라는 활동에서 다크풀, 거래소, ATS 모두 떼어놓고 볼 수 없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최선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 하나만 해서는 안 되고 생태계의 다양한 툴과 옵션, 여러 가지 트레이딩베뉴들이 공존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한편 총 5개 세션으로 진행된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24년 美대선, 美‧中 전략경쟁 등 글로벌 정치·경제 전망과 시장영향 ▲디지털‧테크 혁명과 가상자산시장, 금융투자업의 미래 ▲각국의 모험자본 공급제도와 운영사례 및 시사점 ▲각국의 모험자본 공급제도와 운영사례 및 시사점 ▲글로벌 IB의 ATS, 내부주문집행, 토큰증권시장 등 거래플랫폼의 다각화 벤치마킹 ▲평생소득‧노후대비 상품 등 글로벌 자산관리 최신동향 등 다양한 사안이 주제로 다뤄졌다.
김보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eepi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