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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티빙 합병으로 본 SK스퀘어와 CJ ENM 이해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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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티빙 합병으로 본 SK스퀘어와 CJ ENM 이해관계

쿠팡플레이 성장 위협에 협상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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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을 추진한다. 단순 합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33만 명(티빙 510만 명, 웨이브 423만 명)으로 넷플릭스(1137만 명)에 이어 2위 사업자가 된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합병에 적극적이진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논의는 지속됐지만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이 웨이브 최대주주인 SK스퀘어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올해 CJ ENM과 SK스퀘어의 3분기 실적을 보면 그 상황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CJ ENM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한 수준이지만 올해 상반기 지속된 적자를 끊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티빙 등 자회사 영업손실 규모가 개선되면서 반등하게 된 것이다.

SK스퀘어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5607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SK하이닉스 지분법 평가손실이 줄면서 회복세에 일조했다. 하지만 SK스퀘어는 자회사 11번가 매각 불발에 이어 콜옵션 행사도 포기하는 등 그간 강조한 성장동력이 꺼지는 분위기다.
SK스퀘어는 웨이브 또한 11번가와 마찬가지로 재무적투자자(FI)들과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SK스퀘어 입장에서는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이 11번가를 두고 큐텐과 협상한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CJ ENM 입장에서는 티빙을 더 큰 규모로 키워야 하고 SK스퀘어는 FI와 계약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관계를 보면 CJ ENM이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 SK스퀘어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거래들이 예상보다 낮은 가치에 결정될 수 있는 셈이다.

IB 관계자는 “SK스퀘어는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을 적극 원했지만 CJ ENM 입장에선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MAU 기준 쿠팡플레이가 2위로 올라서면서 CJ ENM이 이전보다는 협상 테이블에 적극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1번가 매각과 웨이브 합병을 보면 SK스퀘어가 주요 자회사들을 정리하는 분위기인 만큼 가격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