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유(WTI)는 미국 경제 연착륙 기대감에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그 이전까지 WTI 등 국제 유가는 경기 둔화 및 침체 우려로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 즉 수요 부진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는 뜻이다.
그만큼 올해는 석유를 둘러싼 미국과 산유국들의 눈치 싸움이 치열한 한 해였다. 미국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증산을 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자국 산업에 큰 변화를 주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양국의 공통점은 향후 에너지 가격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반도체, 바이오 등에 집중하고 있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원유 수출을 통한 아웃바운드보다 관광, 콘텐츠(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등) 행사 등 인바운드 중심 경제로 선회하려는 모습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에너지 전쟁’을 고려하면 향후 글로벌 자금이 어디로 향할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가가 지속 하락한다면 국내 기업들의 매출원가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섹터별로 민감도가 다르고 일부 업종(반도체, 2차전지 등)과 종목은 성장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밸류 부담이 존재한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특별한 호재가 없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밸류 부담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바이오 업종도 마찬가지다. 자금조달이 필수인 바이오 섹터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가치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역시 ‘역발상’ 관점에서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단연 유가 하락으로 인해 매출원가율이 동반 하락하는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하나증권은 유틸리티, 조선, 운송, 필수소비재, 화학 업종 중에서 내년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당 기업으로는 한국전력, 한화오션, 롯데케미칼, CJ제일제당, 현대미포조선, CJ대한통운, 한전기술, 한솔케미칼, 하이트진로, 대한유화 등을 꼽았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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