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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싸움에 등 터진 홍콩 H지수...중국 경기 회복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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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싸움에 등 터진 홍콩 H지수...중국 경기 회복이 관건

달러 가치 하락에도 H지수 부진…상승 모멘텀 無

2021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홍콩 H지수. 출처: NH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홍콩 H지수. 출처: NH투자증권
홍콩 H지수는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로 피해를 본 대표적인 지수다. 중국 경제와 미국 금리 및 달러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H지수의 방향성은 중국 경기 회복 강도와 글로벌 자본 이동이 핵심이다. 다만 최근 달러 가치 하락에도 H지수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국 경기 회복 강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기준 낙인(knock-in)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6조6000억원으로 전체 잔액(94조원)의 약 7.2%를 차지한다. 낙인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은 대부분 홍콩 H지수(HSCEI, Hang Seng China Enterprises Index)를 편입한 ELS로 6조2000억원 규모이며 이중 5조9000억원어치는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한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홍콩 ELS’는 지난 2021년 1분기 발행된 것이다. 당시 홍콩 H지수는 1만1000포인트를 전후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5400포인트대로 내려왔다. 홍콩 H지수가 반등하지 않으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홍콩 H지수는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50개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산출된다. 펀더멘털과 할인율이 각기 다른 시장을 추종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는 기업이익은 중국 본토 경기에 민감하고 할인율은 달러 페그제 탓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H지수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 특히 2018년 이후 플랫폼과 소비재 기업 비중이 늘면서 중국 소비심리가 H지수의 모멘텀을 결정하는 요인이 됐다. 이전에도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문제점이 지적되곤 했지만 H지수의 ‘체질’이 바뀌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러한 체질 변화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전쟁이 이전보다 H지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됐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이 격화될수록 각종 규제들이 늘어나면서 H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에게는 수익성 측면 위협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는 홍콩 증시에 긍정적 요인이다. 지난 11월 이후 달러 인덱스는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H지수는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H지수가 금리 이슈로부터 다소 멀어져 있다는 뜻이며 중국 본토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텐센트, 알리바바 등 빅테크 플랫폼에 여전히 강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부동산 문제는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또 미국은 중국에 반도체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전략물자인 희토류 가공 기술 수출 금지로 맞불을 놓고 있다. G2의 불편한 관계는 단연 홍콩 H지수에 더욱 부정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H지수의 추가적 하락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낮은 밸류 부담과 바이두, 샤오미 등 주요 구성종목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는 탓이다. 그러나 중국 경기 회복 강도가 이전대비 약해 당장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기업 실적이 주가 하단을 뒷받침할 것"이라면서도 “지난 2016년과 2020년 대비 중국 경기 회복이 강하지 않아 H지수 반등을 견인할 모멘텀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