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코인은 크레딧코인(CTC)으로 현재 빗썸, 업비트, 고팍스 등에 상장돼 있다. 해당 코인에 대한 소개를 살펴보면 크레딧코인 시스템은 탈중앙화된 신용 네트워크로 투자자와 대출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결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자 구축됐다.
그런데 크레딧코인은 국내 거래소 중 최초 상장한 빗썸에는 총 발행량 20억개라고 공시했고, 이후 추가 발행이 가능하도록 변경해 발행량 '무한대'가 됐다. 그리고 고팍스와 업비트에 신규 상장할 때는 발행량을 6억개라고 밝혔다. 투자자로서는 헛갈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거래소 외 전문가들은 어떻게 볼까. 한 블록체인 전문가는 "사안이 이렇다면 발행량을 '무한대'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입을 열었다. 그와 같이 보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투자할 때는 해당 프로젝트 전체를 염두에 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업비트와 고팍스에 6억개의 ERC-20 기반 CTC만 거래된다고 해도 투자자들은 코인 스왑과 전체 유통량을 포함한 생태계의 가치를 보기 때문에 '6억개의 가치'만을 발행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ERC-20 기반의 크레딧코인(CTC)은 메인넷 기반 CTC로 변경할 수 있으며, 그 반대로는 불가능하다.
이 전문가는 "정확히는 그게 다 기재돼야 하는 것이 맞다. 요즘은 재단이 ERC-20 코인과 메인넷 코인도 같이 발행하거나 복수의 네트워크로 코인을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낸스코인(BNB)이나 클레이튼(KLAY) 등도 한 가지 네트워크로만 발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재단이 각각의 체인으로 발행된 코인도 명확하게 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계의 시선은 닥사(DAXA,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로 향했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원화마켓을 지원하는 5대 거래소가 속한 협의체에서 동일 코인 다른 유통량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준다면 혼란이 빨리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닥사 측은 "닥사(DAXA)는 5개 회원사로 구성된 협의체로 한국금융투자협회 같은 법적 권한이 부여되지 않아 (공시 등에 대해) 강제할 수 없다. 운신의 폭이 적은 데에 따른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닥사의 이러한 답변은 앞선 닥사의 행동과 대치된다. 가령 테라-루나 사태가 터졌을 때는 사안이 크다는 이유로 협의체 거래소 5곳이 공동으로 루나(LUNA)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으며 위믹스(WEMIX) 재상장 논란이 일었을 때도 위믹스를 신규 상장한 고팍스가 닥사로부터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닥사가 법적 권한이 없다고 하지만 이처럼 필요할 때는 제재를 가했다. 이번 사례는 앞서 수차례 언급됐던 '닥사 유명무실론'의 또 한 사례로 인식될 수 있다.
물론 크레딧코인의 유통량 논란의 가장 큰 잘못은 닥사에 있지 않다. 크레딧코인 발행사 글루와가 투명하고 통일되게 공시하지 않은 잘못이 크다. 이에 대해 8일 글루와 측에 이메일로 "공식적인 발행량이 몇 개인가"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