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시장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마저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주요 인사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증시는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면서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방향성을 찾기 보단 일정 구간에서 움직일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현재 미국은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확장을 지속하고 통화정책을 통해 과열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부채 규모가 문제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경제 성장률이 부채 증가율을 상회한다면 해결 가능한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중립금리(완전고용 및 물가안정 상태에서 자본 공급과 수요를 일치시키는 실질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가이던스(중립금리 2%→3%)를 수정하는 것은 시장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금리 가이던스를 수정하면서도 적극 시장에 알리고 충분한 소통을 한다면 문제가 없다는 성향을 보인다.
만약 파월 의장이 금리 가이던스를 수정하지 않으면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멀어진다. 반면, 중립금리를 높이면 기준금리를 과거 대비 높은 수준에서 오랫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즉, 어느 쪽을 선택하든 금리 인하 시기와 이후 그 속도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
금리 인하를 여전히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이다. 옐런 장관은 고금리, 재택근무 활성화, 높은 공실률 등으로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발생했고 ‘일부’ 금융기관들의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유도할 만큼 큰 이벤트일지는 의문이다. 옐런 장관이 언급한 ‘일부’는 중소형 은행들이다. 팬데믹 이후 중소형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약 6000억 달러 늘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확대된 규모(5260억 달러)를 상회한다.
중소형 은행 대출 내 상업용 부동산 비중은 70%를 넘는 반면 대형 은행은 36%에 불과하다. 물론 대형 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금융 시스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연준이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만큼 통화정책이 전환될 수 있지만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연준의 정책 전환에 당장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기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과 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는 단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기간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립금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1~2년 정도는 과거 대비 높은 수준에서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하해도 시장 금리는 3%대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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