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최근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는 가운데 지난 4일(현지 시간) 소폭 조정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3.6% 오른 852.3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여타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지만 엔비디아만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엔비디아에 대한 자금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주가도 빠르게 오르면서 시장은 재차 경계심을 확대하고 있다.
큰 폭의 잉여현금흐름 증가가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경우도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1309억 달러다. 엔비디아의 연간 FCF를 400억 달러, 잔존 가치를 1조 달러로 가정하면 연간 FCF 성장률은 약 40%가 요구(10년 투자 기준)된다. 현재 인공지능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고려하면 연간 40%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10년 이상 동안 FCF가 매년 40% 이상 증가한 기업은 없다.
현재 엔비디아의 매출총이익률은 76.7%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2~4월) 가이던스로 중간값 기준 매출총이익률을 77%로 제시했다.
마진율이 높아지면 단연 수익성도 개선된다. 하지만 마진이 높은 곳에는 항상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기 마련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칩을 개발하려는 시도 또한 같은 맥락이다.
엔비디아가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매출총이익률 현 수준 유지’, ‘향후 10년간 연평균 FCF 성장률 40% 이상’을 수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엔비디아를 테슬라와 비교하는 시선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블룸버그 의견을 인용한 대목을 보면 지난 2017년 테슬라는 전기차 성장 모멘텀에 힘입어 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였다. GM 등 전통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월등히 앞서는 등 말 그대로 파죽지세였다.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 것은 테슬라 전기차의 품질이나 우수성과는 거리가 있다. 전기차 보급 속도를 뛰어넘는 주가 상승과 경쟁자들의 등장, 가격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은 떨어졌고 마진도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이후 자율주행자동차, 사이버트럭 등 각종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성장 둔화 징후가 나타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테슬라의 사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강도 심화, 마진 축소 등은 일종의 매도할 근거를 찾기 위한 ‘핑계’다. 그만큼 주가에 대한 부담이 지속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펀드매니저들은 각 스타일에 맞게 운용을 하지만 편입과 편출 과정에서 반드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현재의 논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누가 타당한 논리를 제시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고 적은지에 따라 달라진다”며 “어느 방향이든 그 근거를 확실하게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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