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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비트코인 환경오염 논란…업계 반발에 대립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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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비트코인 환경오염 논란…업계 반발에 대립 심화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AFP/연합뉴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치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비트코인 채굴(마이닝)에 소모되는 전력량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채굴업계에 전력 사용량을 상세히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업계는 지자체가 사업 확장을 규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 제정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논란이 일어난 이유는 지난 19일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해 채굴자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 사업자들은 설비 증설에 비용을 투자하며 더 치열해질 채굴 경쟁에 대비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의 맨디 드로슈(Mandy DeRoche) 변호사는 "우리가 이런 종류의 전력 사용을 계속 장려한다면 청정에너지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 지자체에 채굴 시설 허가 제한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설비 증대가 막대한 전력량을 소모하게 만들고, 이것이 환경파괴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채굴 업계 측은 다른 전력 사용자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주요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들이 가입되어 있는 디지털 에너지 카운슬의 설립자 톰 마페스(Tom Mappes)는 "왜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획득하는 데 있어 승자와 패자가 나뉘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반발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논란에 정치권에서도 의견은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발표한 예산안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전력 사용에 30%의 세금을 부과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를 지지하는 와이오밍 주 상원의원 신시아 루미스(Cynthia Loomis)는 이러한 과세가 미국 암호화폐 채굴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고 즉각 경고했다.

문제는 비트코인 채굴이 얼마나 많은 환경파괴를 불러오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정확하게 없어서 논란의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캠브리지 블록체인 네트워크 지속가능성 지수(Cambridge Blockchain Network Sustainability Index)가 개발한 모델에 따르면, 채굴 사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022년 4800만 톤, 23년 6100만 톤, 올해는 최대 9000만 톤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일부 상장된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전력 사용량을 공개하고 있지만 업계 전체의 정확한 소비량을 보여주는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의 추정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화폐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은 전체 사용량의 0.6~2.3%이지만, 이는 채굴 시설에서 직접 보고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뢰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 측은 일반 가정과 달리 전력 수요 피크 시에는 컴퓨터 장비를 멈출 수 있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 평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 미비는 블록체인 업계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데이터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82개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에게 전력 사용량을 공개하라고 통보했지만, 라이엇 블록체인 등은 이 조치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어스저스티스의 데로쉬는 비트코인 채굴 사업자의 사업 확장이나 신규 시설 건설에 대한 반대 운동도 미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어스저스티스는 뉴욕에서 채굴 시설 허가를 막기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며, 알래스카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채굴 시설의 소음 피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알래스카 주의회는 지난 4월 주 내 광산 사업자에게 새로운 면허 요건과 소음 대책 의무화를 규정한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뉴욕 주가 미국 주 최초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트코인 관련 신규 사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 펜실베이니아 지역 주민 단체는 올해 3월 채굴 사업자와 사업을 허가한 당국을 상대로 채굴을 위해 폐석탄과 폐타이어를 태워 지역 공기를 오염시킨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업계 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일부 단체는 지방정부가 채굴 사업을 독자적으로 규제하기 어렵게 하는 주정부 차원의 법령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비트코인 채굴 업계의 대립은 날로 거세져 가는 양상을 그리고 있는 상황인 것.

이에 대해 디지털 에너지 카운슬의 마페스 최고경영자는 “암호화폐 채굴 업체들은 사업자로서 올바른 사업을 하고 있고, 지역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지역 주민들에게 설득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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