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권시장도 밸류업을 위해서는 미국과 같이 유연한 액면분할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3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액면가 현황을 점검했다.
본지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은 액면가 5000원인 기업이 여전히 55개사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닥 시장의 경우 액면가 500원인 종목이 82개사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비교된다.
먼저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을 살펴보자.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액면가는 100원이며, 지난 21일 주가는 8만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액면가를 주당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하면서 국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의 액면가는 5000원이며, 최근일 주가는 23만4000원이다. 만약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와 같은 액면가 100원이라면, SK하이닉스 주가는 4680원이다. 뒤늦게 증시에 상장된 LG에너지솔루션은 액면가 500원으로 현주가 33만3000원을 액면가 100원으로 환산하면 6만6600원이 된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액면가 5000원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1일 현대차 주가는 28만원, 기아 주가는 12만7900원이다. 이들 두 종목을 삼성전자와 동일한 액면가 100원으로 환산한다면 현대차는 5600원이며, 기아는 2558원에 해당한다.
같은 기준으로 놓고 비교했을 경우 유가증권시장에서 진정한 황제주는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액면가 100원이며, 주가는 29만7000원의 초 고가주에 해당한다.
코스닥시장은 도표와 같이 100개사 중 82개사가 액면가 100원을 채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액면가 100원 환산 주가를 보면,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은 3만7320원이며, 씨엔씨인터내셜널은 11만7000원으로 가장 높다.
개미 투자자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기업들도 액면분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액면분할은 주식 가격을 상대적으로 낮추어 개인 투자자들이 더 쉽게 주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대 1로 액면분할을 하면 기존 1주의 주식을 2주로 나누어 각 주식의 가치는 반으로 줄지만, 주식 수는 두 배가 된다. 이로 인해 개별 투자자들이 기업의 주식을 활발히 매매할 수 있어 투자 다양성을 증가시키고, 시장의 참여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다만, 액면 분할과 같이 1주의 금액 및 발행주식총수의 변경은 정관의 절대적 기재사항이므로 정관변경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도 액면분할을 적극 도입해 투자자들의 접근 편의성을 높여햐 한다"고 주장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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