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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은행업종 투자자들의 '황금기' 재현 기대와 현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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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은행업종 투자자들의 '황금기' 재현 기대와 현실 사이

전 연방준비제(Fed-연준) 의장 앨런 그린스펀, 사진=로이터
전 연방준비제(Fed-연준) 의장 앨런 그린스펀, 사진=로이터
2024년 은행업종 투자자들은 1995년의 '재림'을 꿈꾸고 있다.

1995년은 미국 은행 역사상 최고의 호황기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연착륙 정책 덕분에 은행업 지수는 40% 이상 폭등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을 압도했다. 투자자들은 당시의 '황금기'를 떠올리며 2024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2024년, 1995년의 데자뷔?


21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올해 은행 주식 시장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행업 지수는 19% 이상 상승했고, 대형 금융회사 지수도 21%나 올랐다. 웰스파고 분석가 마이크 메이요는 "역사는 반복되진 않겠지만, 유사점은 있다"고 말한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1995년, 1998년, 2019년처럼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지만 경기 침체가 없었던 경우, 은행 주식은 첫 인하 후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몇 주 후 반등하며 S&P 500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패턴은 현재의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부분도 있다. 1995년을 제외하면, 금리 인하 후 은행 주식이 시장을 3개월 이상 꾸준히 앞선 경우는 없었다. 즉, 은행 주식의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1995년, 은행 호황의 배경


1995년 은행 호황은 단순히 금리 인하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아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또한, 은행 규제 완화로 대형 은행들의 합병과 성장이 가능해지면서 은행 산업 전체가 활기를 띠었다.

현재 상황은 규제 완화와 긴축의 공존


최근에도 은행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있다. 규제 당국은 대형 은행의 자본 요건을 완화했고, 이는 은행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은행 합병 승인 지침 폐기 등 규제 강화 움직임도 공존한다. 규제 환경은 여전히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금리 인하, 은행에 득일까 독일까?


금리 인하가 은행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 높은 금리로 이익을 본 은행은 수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 수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사이비온트 캐피탈(Cybiont Capital)의 앨런 푸왈스키는 "금리 하락이 은행에 무조건 좋다는 주장은 없다"며 "금리 인하의 영향은 은행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 투자 심리 위축


경기 침체 가능성도 투자자들의 불안 요소다. 인플레이션 하락과 함께 연준이 경기 침체 없이 안정적인 금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강점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1995년의 재현, 조건은?


1995년과 같은 상황이 재현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대출이 증가하고 투자 은행업이 회복되어야 한다. 일부 은행 임원들은 2025년 수익 개선을 기대하지만, JP모건은 분석가들의 낙관론에 우려를 표했다.

얼라이 파이낸셜(Ally Financial)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용 문제 심화를 언급했고, RBC 캐피털 마켓(RBC Capital Markets) 분석가는 대출 손실 충당금 증가를 예상했다. 이러한 우려들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낙관과 현실 사이, 신중한 투자가 필요


2024년이 은행에게 또 다른 1995년이 될지는 미지수다. 금리 인하, 경기 침체 여부, 대출 증가, 투자 은행업 회복, 신용 문제 등 다양한 요인들이 은행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희망적인 전망과 현실적인 우려 사이에서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은행 투자는 항상 리스크와 기회를 동반한다. 1995년과 같은 호황을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맹목적인 낙관론은 금물이다. 급변하는 경제 상황과 다양한 변수들을 꼼꼼히 분석하고, 신중하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