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은 한 곳도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정반대다.
삼성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으로 각각 9949억원, 9180억원, 9145억원으로 각각 집계돼 올해 1조원 돌파는 무난히 가능할 것으로 점처진다. 이외에도 메리츠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447억원, KB증권은 7355억원, NH투자증권은 7339억원으로 4분기 영업 호조시 1조원 돌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4% 감소한 반면 해외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000억원으로 80% 증가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도 지난 15일 기준 995억7262만 달러에 달했다.
또한 해외 대체투자와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든 점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형증권사의 경우, 정책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및 파생금유상품관련 운용손익이 늘었고,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견조한 투자은행(IB) 관련 수수료수익이 계속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주는 코스피 지수 등락률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증권사의 주된 수익원이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증시가 위축되면 증권주 역시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코스피 지수 흐름과 증권주 흐름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금리 인하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증권사의 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인하 사이클에서 보유 채권평가이익 확대가 예상되고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IB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2022년부터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PF 대규모 충당금 적립 및 해외부동산 펀드 손상차손 부담이 올해부터 완화되면서 마무리 단계에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충당금 및 해외부동산 감액손실 반영이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마무리되는 추세"라며 "정부의 부동산 PF 정상화방안에 따른 경·공매 물량 증가로 PF 시장이 회복되고 있고, 유동성 경색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던 사업장 일부가 회복돼 리파이낸싱 중심으로 PF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올해보다 IB 딜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브로커리지 수익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국내 주식보다 해외 주식에 대한 높은 선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3분기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향후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얼마나 늘어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연말과 내년 초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금융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IB 부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며 증권업의 높은 이익 수준 유지가 가능하고, 기업들이 밸류업 계획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증권주 하방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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