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주식시장에서 유독 약세를 보인 건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 자금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이틀간 10.61% 오른 427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하루만 15.07% 급등했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은 -8.26% 하락했고 증권사중 가장 크게 하락했다. 이어 삼성증권도 -7.10% 약세를 보였다.
그외 미래에셋증권(-6.15%), 유진투자증권(-6.04%), DB금융투자(-4.5%), 대신증권(-4.03%), NH투자증권(-3.85%) 등 일제히 하락했다.
증권주들이 다른 종목 대비 비교적 하방 압력을 크게 받은 배경에는 먼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가 존재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갑작스럽게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국회에서 곧바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해 계엄 선포 사태는 빠르게 일단락됐지만, 국내 정치·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국내 증시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4일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2% 가까이 떨어진 채로 거래가 시작됐으며, 장중에도 지속 약세를 보이다가 1.44%, 1.98% 하락 마감했다.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가 삽시간에 퍼져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훌쩍 넘기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4000억원 가량 팔아치운 영향이다.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 자금 규모가 큰 만큼, 업계에선 이번 사태로 외국인 투자 자금들이 대거 유출되면서 이들 기업에 더 큰 악재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국내·경제 불확실성에 의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운 점을 주요한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나아가 증권사들이 최근 고배당주·밸류업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린 영향 때문에, 이날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분석도 내놨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벌어진 사태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대거 매도하면서 비중이 많은 종목들이 큰 변동성을 보였다"라며 "또 최근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외국인들 자금이 들어왔고 이들이 밸류업 등 확실한 재료가 있는 금융주에 많이 베팅했는데, 오늘 대거 빠져나가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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