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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 도박', 월가 규칙 깨고 승리할까? … "주식은 피하세요"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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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 도박', 월가 규칙 깨고 승리할까? … "주식은 피하세요" 경고음

'비트코인 전도사' 세일러, 소프트웨어 회사를 암호화폐 거물로 변신시켜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 사진=로이터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은 지난 4년간 과감한 행보로 월가를 놀라게 했다. 소프트웨어 회사였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세계 최대 기업용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40만 개가 넘으며, 그 가치는 400억 달러(약 53조 원)를 훌쩍 넘는다.

세일러 회장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비트코인 재무 회사"라고 부르며, 주식과 채권을 발행해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전략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비트코인 가격 급등과 맞물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무려 500%나 폭등하며 투자자들을 열광시켰다.

금융전문매체 배런스는 6일(현지시각) 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 도박', 월가 규칙을 깨고 승리할까?라는 분석을 통해 주식은 피하라며 경고음을 냈다.

'묻지마 투자' 몰린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 프리미엄, 위험 수준?


배런스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실제 비트코인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은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의 2.5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1개당 시장 가격보다 2배 이상 비싼 24만 달러(약 3억 2000만 원)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높다고 지적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경우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돌파한 후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고점 대비 25% 하락했다.

캐나다 투자 회사 액셀러레이트(Accelerate)의 최고경영자(CEO) 줄리안 클리모츠코는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 가치의 2~3배에 주식을 매수할 '컬트 추종자'를 확보했다"며 "진정한 비트코인 신봉자는 디지털 자산을 직접 보유한다"고 꼬집었다.

'주식 발행'로 비트코인 사들이는 세일러… "주주 가치 창출" 주장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기존 주주 가치를 희석할 수 있는 주식 발행을 극도로 꺼리는 월가의 불문율을 깨고 공격적인 주식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 매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심지어 2027년까지 21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주식을 추가 발행할 계획까지 발표했다.

세일러 회장은 "주식 발행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것은 주주 가치를 창출하는 '재무 운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에 도달한 시점에서 대규모 주식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투자 전문가 짐 차노스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가격이 낮았던 2022년에는 소량만 매수하고, 지금처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 대량 매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묻지마 투자' 경고… 전문가들, "냉정하게 판단해야"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미래는 비트코인 가격 전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세일러 회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로 폭등할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예측 불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예상과 달리 하락할 경우,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투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다. 액셀러레이트의 클리모츠코 CEO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은 '폐쇄형 펀드'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폐쇄형 펀드는 순자산 가치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반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오히려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벤치마크 분석가 마크 팔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재무 운영' 전략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비판자들의 우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팔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에 매수 등급을 부여했지만,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판단을 촉구했다.

비트코인 투자, 다양한 방법 고려해야… "묻지마 투자는 금물"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투자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Shares Bitcoin Trust)와 같은 저렴한 비용의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에 '올인'한 기업이다. 세일러 회장의 도박이 성공할지, 아니면 실패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투자자들은 '묻지마 투자'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