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국내 증시를 여전히 떠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2조4967억원 팔았고, 11거래일 중 8거래일 동안 주식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도 2240억원 팔아치웠지만, 기관은 1조8267억원 사들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12%(27.62포인트) 오른 2484.43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이날은 외국인이 2676억원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외신들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에도 법적 절차가 남아있고 이 기간 동안 사실상 권력 공백은 불가피하다며 한국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외국인들의 경계감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는 동안 서열 2위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임시 지도자 역할을 맡지만, 그는 선출직 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핵 위협 증가나 트럼프 백악관 복귀와 같은 도전에 직면한 한국을 실질적인 정치적 무게감 없이 이끌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의 리더십 공백은 미국 대통령 교체,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시기와 맞물려 있다"며 "한국의 권력 공백은 미국과의 관계를 약화시키고 외교 정책과 무역 조정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윤 대통령이 계속 싸울 것을 다짐했고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표결을 대통령직의 '일시적 중단'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일본은행(BOJ) 등 중앙은행 이벤트를 앞둔 경계심과 여전히 높은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 수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일본은행의 경우 이전까지만 해도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했지만, 현재 시장에선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이 가속화되는 추세가 보이지 않고, 특히 내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주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FOMC와 일본은행 등 중앙은행 이벤트를 앞둔 경계심이 기저에 깔려 있는 상태"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하락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고경범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과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기금 벤치마크 변경 이슈 등으로 외국인 매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대외 교역 여건도 악화하고 있어 대형주 중심의 매도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기금은 최근 1102억 달러 규모의 주식형 운용자산(AUM) 자산배분을 변경했으며, 이에 따라 한국 자산 비중은 0.98%에서 0.49%로 급감했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정치 리스크 완화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며 "단기 낙폭 과대 및 수급 개선 업종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