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는 올해 9월 한양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이 넘게 심사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신청 목표 시기는 이르면 올 연말이지만, 재무적 투자자(FI)인 OK저축은행과의 협의가 길어져 내년으로 지연될 공산이 훨씬 크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 예측이다.
OK저축은행의 참여는 인수 승인 신청을 준비하면서 쟁점이 됐다.
OK저축은행의 모기업인 OK금융그룹이 애초 대부업을 한데다, 현재 그룹이 계열사의 대부 자산을 처분하며 내부적으로 일감을 몰아준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OK저축은행이 추후 KCGI에서 한양증권을 인수할 여지를 두고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는 주식 및 채권을 유통하는 권한 때문에 시장 영향력이 커, 증권사 소유주가 되려면 금융위의 엄격한 적격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
OK그룹은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당국의 반대로 인수가 좌절된 바 있다.
KCGI는 이 문제와 관련해 '한양증권을 5년 이상 장기 경영하고, 이후에도 OK저축은행은 단순 투자자인 만큼 회사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신청서에 넣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KCGI가 OK은행의 한양증권 인수 포기와 관련해 구속력 있는 약정을 맺는 것은 법적으로 쉽지 않다"며 "어떻게 양측이 합의해 이를 금융 당국에 설득력 있게 제시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증권사를 인수하는 주체는 금융위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를 거쳐야 하며,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주식 매매계약을 취소해야 한다.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신청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한양증권 인수에 자금을 댄 다른 FI인 메리츠증권은 이번 신청 지연과 관련해서도 '계획대로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28위의 중소 증권사지만, 증권사 사업권 '프리미엄'이 붙고 채권과 부동산 파이낸싱 등에 경쟁력이 있어 우량 매물로 주목받았다.
KCGI는 한양증권을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기업 인수·매각이 본업인 사모펀드 특성상 중장기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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