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시즌을 맞아 믿었던 금융주 ETF가 '비상계엄'과 고환율이란 복병을 만나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12.60%)'과 'TIGER 은행(-12.03%)', 신한자산운용의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12.42%)', KB자산운용의 'RISE 200금융(-11.55%)',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보험(-11.37%)' 등 대다수 금융주 관련 ETF가 크게 하락했다.
금융주는 올해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다른 업종보다 이른 시기에 배당 확대 정책 등을 발표하면서 시장에서 '기대감'도 컸던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이 진정돼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기 전까지는 금융주를 담은 ETF들이 본격적인 반등을 꾀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은 정부가 주도한 밸류업 정책에 가장 잘 부합하는 업종으로, 순이자마진 하락에 따른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주주환원 확대와 그에 따른 총주주수익률(TSR)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올렸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선포한 비상계엄령이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밸류업 기대가 단시간에 무너지고 있게 됐다는 것이다.
김도하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그 어떤 경제 상황 및 규제 환경에서도 기존 예상대로 환원책이 이행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주체는 없을 것"이라며 "연중에 발표된 주주환원 정책을 원안대로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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