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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웨이브 퀀텀 CEO, 젠슨 황 양자 컴퓨터 발언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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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웨이브 퀀텀 CEO, 젠슨 황 양자 컴퓨터 발언 정면 반박

"양자 컴퓨터 상용화, 30년 후가 아닌 지금 당장이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가전제품 무역 박람회 CES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새로운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90 그래픽 카드와 RTX 5070 노트북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가전제품 무역 박람회 CES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새로운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90 그래픽 카드와 RTX 5070 노트북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디웨이브 퀀텀(D-Wave Quantum)의 최고경영자(CEO) 앨런 바라츠(Alan Baratz)는 엔비디아(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언급한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 "완전히 틀렸다"고 주장하며 정면 반박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젠슨 황은 전날 엔비디아의 양자 컴퓨팅 전략에 대한 질문에 "매우 유용한 양자 컴퓨터를 시장에 내놓는 데는 15~3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현재 양자 컴퓨터가 가진 큐비트(qubit) 수의 100만 배가 필요하며, 엔비디아는 양자 컴퓨팅 칩과 함께 필요한 기존 칩을 만들 수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황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즉각 양자 컴퓨팅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아이온큐(IONQ)는 전 거래일보다 39.00% 하락한 30.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리게티 컴퓨팅(RGTI)은 45.41% 폭락한 10.04달러, 아르킷 퀀텀(ARQQ)은 31.06% 내린 24.61달러를 기록했다.

디웨이브 퀀텀(QBTS)과 퀀텀 컴퓨팅(QUBT)도 각각 36.13%, 43.34% 하락하며 젠슨 황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바라츠 CEO는 "디웨이브는 이미 상용화된 양자 컴퓨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마스터카드(Mastercard)와 일본의 NTT 도코모(NTT Docomo)를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실제 비즈니스 운영에 디웨이브의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여 이점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라츠 CEO는 "양자 컴퓨터 상용화는 30년 후도, 20년 후도, 15년 후도 아닌 바로 지금"이라며, 젠슨 황의 발언이 양자 컴퓨팅 기술의 현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웨이브 "양자 어닐링 방식, 이미 상용화 단계"


디웨이브는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양자 어닐링(quantum annealing)이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해왔다. 양자 어닐링은 특정 유형의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화된 방식으로, 게이트 기반 양자 컴퓨팅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바라츠 CEO는 젠슨 황의 발언이 게이트 기반 양자 컴퓨팅에는 적용될 수 있지만, 디웨이브가 채택한 양자 어닐링 방식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자 어닐링 방식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으며, 실제 문제 해결에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디웨이브는 최근 5,000 큐비트의 양자 컴퓨터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는 현재까지 개발된 양자 컴퓨터 중 가장 큰 규모이며, 복잡한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디웨이브의 매출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분기 매출은 19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이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양자 컴퓨팅,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주목


양자 컴퓨팅은 암호화 해독, 난수 생성, 대규모 시뮬레이션 등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미래 기술이다. 이러한 잠재력 때문에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물론, 수많은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소들이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구글은 100 큐비트 칩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의 기술적 진전을 이루었다. 구글은 100만 큐비트의 양자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100 큐비트 칩 개발은 그 목표를 향한 중요한 단계로 평가된다.

구글의 발표 이후, 디웨이브를 비롯한 양자 컴퓨팅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디웨이브의 주가는 지난달에만 178% 폭등했으며, 리게티 컴퓨팅과 아이온큐 등 다른 양자 컴퓨팅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양자 컴퓨팅, AI 발전의 촉매제 될까?


양자 컴퓨팅은 인공지능(AI) 분야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 컴퓨터는 AI 알고리즘 학습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더욱 복잡하고 정교한 AI 모델 개발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바라츠 CEO는 디웨이브의 양자 컴퓨터가 가장 빠른 엔비디아 GPU 기반 시스템의 성능을 뛰어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젠슨 황과 언제든 만나서 디웨이브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양자 컴퓨팅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자 컴퓨팅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젠슨 황과 앨런 바라츠 CEO의 논쟁에서 볼 수 있듯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다. 앞으로 양자 컴퓨팅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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