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대기업 집단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180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주를 제외한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이 151조원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포스코그룹과 LG그룹도 각각 51조원, 44조원 감소했다.
반면, 부진한 증시속에서도 HD현대그룹은 시총이 42조원 넘게 늘며 시총 순위 10위에서 5위로 뛰어 올랐다.
HD현대그룹은 시총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대기업 집단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SK그룹도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영향으로 시총 202조원을 기록하며 LG그룹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9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집계한바에 따르면, 2024년 지정된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88곳 중 상장 계열사가 있는 49곳을 대상으로 시가총액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시총 합계액은 2023년 말 1674조3835억원에서 2024년 말 1490조724억원으로 184조3111억원(12.36%) 감소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의 시총 감소액이 가장 컸다. 삼성그룹의 시총은 2023년 말 657조4042억원에서 지난해 말 505조5320억원으로 151조8722억원(23.10%) 줄었다.
삼성전자의 시총이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년 새 151조354억원(32.23%) 감소했고, 삼성SDI(15조4376억원·47.56%), 삼성물산(3조6245억원·15.08%), 삼성SDS(3조2653억원·24.82%) 등도 시총이 크게 줄었다.
감소율 면에서는 포스코가 54.73%(51조3751억원) 줄어 가장 크게 나타났고, 포스코의 경우, 철강과 이차전지 등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시총이 반토막 나면서 순위도 5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반면, HD현대그룹의 시가총액은 1년 새 40조원 넘게 증가했다. HD현대그룹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2023년 말 34조3149억원에서 지난해 말 76조8401억원으로 조42조5251억원(123.93%) 증가했다. 대기업 집단 중 유일하게 배 이상 증가했다. 시총 순위도 2023년 말 10위에서 2024년 말 5위로 올라섰다.
이는 조선업 호황과 전력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HD현대중공업(14조705억원·122.9%), HD현대일렉트릭(10조8069억원·364.7%), HD한국조선해양(7조5798억원·88.6%) 등 주요 계열사의 시총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또 HD현대마린솔루션(신규 상장)과 HD현대마린엔진(인수, 전 STX중공업)을 신규로 추가한 영향도 있다.
SK그룹(21조4127억원·11.8%)과 한화그룹(12조3133억원·40.0%)도 시가총액이 1년 새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시총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1년 새 시총이 23조5873억원(22.9%) 증가하며 회사의 시가총액 증가를 견인했다.
이 때문에 SK그룹과 LG그룹의 시총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SK그룹은 시총이 21조5508억원(11.94%) 증가하며 2위로 올라섰고, LG그룹은 시총이 44조786억원(23.66%) 감소하며 3위로 밀렸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업황 부진으로 시총이 각각 17조5775억원(49.90%), 18조6030억원(18.6%) 쪼그라들었다.
한화의 경우, 2023년 말 시총 순위 11위에서 2024년 말 7위로 상승하며 '톱10'에 진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방위산업이 탄력을 받은 덕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년 새 시총이 8조5788억원(136.1%) 늘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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