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리플 XRP 폭풍 성장...'넥스트 비트코인' 자리 노린다

글로벌이코노믹

리플 XRP 폭풍 성장...'넥스트 비트코인' 자리 노린다

2025년, 암호화폐 시장 새로운 강자로 떠올라
전 세계 은행, 송금 서비스 업체와 파트너십
국경 간 결제 혁신 이끌며 1조 달러 시대 열까?
리플 랩스(Ripple Labs)가 개발한 암호화폐 XRP가 폭풍 성장세를 보이며 '제 2의 비트코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다. 사진=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리플 랩스(Ripple Labs)가 개발한 암호화폐 XRP가 폭풍 성장세를 보이며 '제 2의 비트코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다. 사진=이미지 크리에이터
리플 랩스(Ripple Labs)가 개발한 암호화폐 XRP가 최근 몇 달 동안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암호화폐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이후 350%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 3위에 오른 XRP는 한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현재 1,410억 달러(약 207조 9,000억 원)라는 엄청난 시장 가치를 자랑하며 마스터카드나 모건 스탠리와 같은 거대 기업들을 뛰어넘었다고 홍콩 매체 딤섬데일리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XRP의 이러한 급등은 국제 결제 및 송금 시장에서 대규모로 채택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투기적 열풍을 반영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정받고, 이더리움이 탈중앙화 금융(DeFi) 앱의 기반이 되는 동안, XRP는 국경 간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실용적인 유틸리티 토큰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1년 XRP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암호화폐 억만장자 에드 프랭클린은 "XRP는 명백히 글로벌 결제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자금 이동의 어려움이 여전히 큰 세상에서, 거래당 1센트에도 못 미치는 수수료로 거의 즉각적인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XRP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XRP 열풍, 과거 버블의 재현인가?


소액 투자자들이 XRP에 몰려들면서 비트코인, 기술주, '튤립 버블(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버블은 역사상 최초의 투기 거품으로, 인간의 비이성적인 투기 심리가 어떻게 시장을 왜곡하고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을 연상시키는 투기 광풍이 불고 있다.

6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레딧(Reddit)의 XRP 포럼 'XRP아미)(XRP Army)에서는 투자자들이 새로운 가격 이정표를 축하하고, XRP의 잠재력을 찬양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집을 팔고 XRP에 25센트에 올인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달입니다" 지난주 한 포럼 사용자가 남긴 글은 현재 XRP 투자자들의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XRP의 가격 급등은 초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과도한 투기로 인해 형성된 또 다른 거품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XRP는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장 가치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불과 1년 전의 3%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비트코인과 달리 XRP는 최대 1,000억 개까지 발행될 수 있다. 현재 유통 중인 XRP는 500억 개이며, 리플은 결제 네트워크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매달 10억 개를 발행하는 에스크로 계좌(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신뢰할 수 있는 제3자를 개입시켜 거래의 안전을 보장하는 계좌)에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리플, 기관 채택과 규제 준수로 승부수


리플은 XRP의 탈중앙화 부족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 은행, 송금 서비스, 결제 처리 업체와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체결해왔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산탄데르, SBI 홀딩스, 사우디 브리티시 은행 등 300개가 넘는 금융 회사가 리플 네트워크에 가입했으며, 그 명단은 글로벌 금융계의 '별들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

암호화폐 분석가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암호화폐 순수주의자들은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이더리움의 탈중앙화를 선호하겠지만, 리플은 기관들이 암호화폐를 대규모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규제 준수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는 규제에서 자유로운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비해 리플이 가진 중요한 이점"이라고 평가했다.

XRP의 최근 급등은 리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2020년 12월, SEC는 리플의 XRP 판매가 총 13억 달러에 달하는 미등록 증권 공모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해 암호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SEC는 리플이 대부분의 XRP 토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고 기관 판매를 통해 자산을 현금화했기 때문에 XRP는 연방 규제를 받는 증권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리플은 XRP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자사 결제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유틸리티 암호화폐일 뿐이라며 강력하게 반박했다.

2년 이상 이어진 법적 공방에서 리플은 2024년 후반 일련의 승리를 거두며 SEC에 대한 승소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 10월,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는 리플 직원과 외부 법률 고문 간의 이메일은 변호사-고객 특권으로 보호된다고 판결하며 SEC의 내부 기록 확보 시도를 저지했다. 11월에는 XRP 토큰 자체가 연방법상 투자 계약이나 증권으로 분류될 수 없다는 요약 판결을 내렸다. SEC는 즉각 항소했지만, 이는 리플이 이 중요한 소송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었다.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SEC의 새로운 리더십을 맡게 되면서 XRP를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리플, XRP 생태계 확장에 박차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리플은 XRP를 글로벌 결제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현금과 미국 국채 등 실물 자산으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 코인 리플 리퀴드 USD(RLUSD)를 출시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 화폐와 디지털 자산 간의 원활한 교환을 가능하게 하여 암호화폐 시장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테더, USDC, BUSD와 같은 주요 스테이블 코인은 모두 1,500억 달러가 넘는 시장 가치를 가지고 있다.

모니카 롱(Monica Long) 리플의 사장은 "RLUSD는 법정 화폐 유동성을 제공해 XRP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금융 기관, 암호화폐 거래소, 소액 투자자 모두 안전하고 규제된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해 달러와 XRP를 쉽게 교환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리플은 또한 XRP를 브리지 자산(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해 자산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활용해 실시간 국경 간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온디맨드 유동성(ODL) 서비스의 채택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의 대안으로 개발된 ODL(리플에서 개발한 실시간 국경 간 결제 솔루션)은 기존 외환 거래보다 50~60% 낮은 수수료로 즉각적인 결제를 제공한다.

현재 6개 대륙 40개 이상의 결제 시장에서 ODL이 사용되고 있으며, 연간 거래량은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부탄 중앙은행은 해외 근로자를 위해 국경 간 송금에 ODL을 도입하기도 했다.

롱 사장은 "ODL과 RLUSD를 통해 XRP 생태계의 사용 사례와 유동성을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 결제 방식보다 저렴하고 빠를 뿐만 아니라 20세기의 구식 금융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감사 가능성, 투명성, 프로그래밍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가총액 1,500억 달러에 육박하는 XRP는 이미 암호화폐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XRP 지지자들은 XRP가 글로벌 결제 및 무역 결제의 기준 통화가 된다면 그 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프랭클린은 "XRP의 혁신적인 기술은 송금을 이메일만큼 쉽게 만들어준다"며 "비트코인에 이어 1조 달러 시대를 여는 두 번째 암호화폐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기관 투자자, XRP 시장에 뛰어들다


XRP 급등의 주요 원동력은 소액 투자자들의 열광적인 투자였지만, 최근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최초의 XRP 상장지수펀드(ETF)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서 뮤추얼 펀드와 연금 자금이 XRP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불과 2주 만에 블랙록, 피델리티, 뱅가드와 같은 주요 자산 운용사들의 XRP ETF에 5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들도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XRP 펀드와 파생 상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은 최근 XRP 선물 거래를 시작했으며, 크립토닷컴(Crypto.com)은 연 10% 이상의 이자를 제공하는 XRP 예금 상품을 출시했다.

US 뱅크코프 웰스의 암호화폐 투자 전략 책임자 에릭 슈타인먼은 "블루칩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XRP 시장에 막대한 기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투자 자문들은 XRP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 기회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XRP, 과연 '넥스트 비트코인' 될 수 있을까?


물론 XRP는 2021년 말 최고가인 3.40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80% 이상 낮은 수준이며, 회의론자들은 XRP가 과대 광고와 투기적 거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시가총액이 1,300억 달러 이상 증발했던 마지막 폭락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XRP가 비트코인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빠른 거래 속도, 저렴한 수수료, 확장성, 그리고 기관 채택과 규제 준수 노력은 XRP를 암호화폐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만들고 있다. XRP가 과연 '넥스트 비트코인'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