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피자·아마존·코카콜라·애플… AI 활용 사업 확장하는 기업에 주목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시대를 초월하는 투자 전략으로 유명하다. 1965년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이후 그의 투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수익률을 압도하며 경이로운 성과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최근 급부상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버핏의 투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할까? 놀랍게도 버핏은 이미 AI 혁명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23일(현지시각) 미국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2,970억 달러(약 425조 1,200억 원) 규모 포트폴리오 중 32.1%가 애플, 아마존, 코카콜라, 도미노피자 등 4개의 AI 관련 주식에 집중 투자되어 있다.
버핏은 이 기업들이 AI를 통해 기존 사업을 혁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며 미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 도미노피자: AI로 피자 배달 시간 단축
버크셔는 2024년 3분기에 도미노피자 주식을 매수했다. 세계 최대 피자 체인인 도미노피자는 90개국 2만 1000여 개 매장에서 하루 100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미노피자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웹사이트 주문 완료 전에 피자 제작을 시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고객에게 더 빠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재고 관리 및 직원 배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도미노피자는 향후 AI를 재고 관리, 직원 일정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여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2. 아마존: 전자상거래부터 클라우드까지 AI 활용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조직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추천 엔진, AI 쇼핑 도우미, 물류 센터 로봇 등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개발자들에게 AI 소프트웨어 구축을 위한 최적의 플랫폼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WS는 AI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 영역인 인프라, 대규모 언어 모델(LLM), 소프트웨어 분야를 선도하며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버핏은 2019년 아마존 주식을 매수했지만, 더 일찍 투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버크셔의 아마존 지분 가치는 23억 달러(약 3조 2,900억 원)가 넘는다.
3. 코카콜라: AI 기반 마케팅으로 새로운 경험 제공
세계 최대 음료 회사 코카콜라는 200개국에서 매일 19억 잔의 음료를 판매한다. 코카콜라는 AI를 통해 공급망, 생산성, 마케팅을 개선하고 있으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Azure 클라우드 플랫폼에 5년간 11억 달러(약 1조 5,700억 원)를 투자하며 AI 서비스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AI 기반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홀리데이 테마의 디지털 스노우 글로브를 제작하고, 3000년 코카콜라 맛을 예측한 '코카콜라 Y3000'을 선보이는 등 혁신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버크셔는 1988년부터 1994년까지 코카콜라 주식 4억 주를 매입했으며, 현재 그 가치는 250억 달러(약 35조 7,800억 원)가 넘는다.
4. 애플: 아이폰부터 AI 소프트웨어까지… '애플 인텔리전스' 시대 개막
애플은 2024년 초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최근 버핏은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22.7%의 비중을 차지하는 최대 투자 종목이다.
애플은 AI 혁명에 대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투자를 진행해왔다. 최신 아이폰, 아이패드, 맥 컴퓨터에 탑재된 강력한 칩과 구성 요소는 AI 기술 구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새로운 AI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며 이메일 요약, 답장 생성, 알림 우선 순위 지정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Siri 음성 비서에 오픈AI의 챗GPT 기술을 접목해 기능을 강화했다.
전 세계 22억 대 이상의 애플 기기 사용자를 기반으로 애플은 소비자 AI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시대, 버핏의 투자 전략은?
버핏은 전통적으로 기술주 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AI 분야에서는 예외적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는 AI가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가져올 핵심 기술이라는 그의 판단을 반영한다.
버핏은 단순히 유행을 쫓는 투자가 아닌, AI 기술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도미노피자, 아마존, 코카콜라, 애플은 모두 AI를 활용하여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이다.
물론 AI 기술 발전과 규제 환경 변화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버핏의 투자는 AI 시대에도 그의 투자 철학이 유효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참고해 AI 시대의 투자 전략을 고민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