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제시한 2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2400~2700포인트다. 삼성증권이 2400~2700포인트, 상상인증권이 2450~2650을 제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지속돼 온 국내 증시의 조정이 이내 마무리되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국내 증시 대표 지수인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2517.37로 거래를 마감했다. 또한 '딥시크' 쇼크와 미국 기준금리 동결 등 이슈를 하루 만에 소화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각각 약 13조5255억원, 6조3993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2월 증시는 미국의 관세정책, 제조업지표, 빅테크 실적 등 다양한 이벤트가 예정된 점이 투자 변수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중국 AI 기술이 저력을 보여준 만큼 항셍테크 주식에 대한 투자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빅테크 업체들을 경쟁적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게 만들었던 AI 섹터가 딥시크에 의해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는 모습이다.
즉,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고가 반도체가 아니라 중저가 반도체를 가지고도 충분히 발전된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쪽으로 생각의 흐름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의 조짐을 가장 최전선에서 보여주고 있는 회사는 엔비디아다. 작년 한 해 동안에만 3배 가까이 오른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들이 내놓은 최첨단 반도체에 대한 끊임없는 수요에 의해 부양되고 있었으나, 딥시크에 의해 기존 논리에 균열이 생겼다.
딥시크가 자사 AI를 선보인 지난달 27일(현지시간)에는 엔비디아 주가는 약 17% 폭락했다.
이후 나스닥S&P500 지수가 점진적으로 회복하며 상당수 회사들의 주가도 딥시크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지만 엔비디아만큼은 여전히 비슷한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국내에서 크게 영향을 받은 회사는 바로 SK하이닉스다. 엔비디아의 HBM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31일 약 10% 폭락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엔비디아 주가가 전고점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는 한 엔비디아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 온 SK하이닉스의 주가 역시 상승을 장담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나쁘지만은 않다. 지금까지는 HBM 밸류체인에서 후방으로 밀려 있다는 인상이 강했지만, 만약 HBM이 아닌 기존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는 방식으로 AI 사이클이 돌아간다면 삼성전자에게는 결코 나쁘지 않은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2월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운명이 교차되는 흐름에 덧붙여 미 증시와의 연관성이 심화되는 국면이 덧붙여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하루 쏟아내는 정책의 영향에 따라서도 다양한 변수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 해 국내 증시가 워낙 많이 내렸던 만큼 큰 틀에서는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정치적 허니문 과정 전개 △시장금리의 점진적 하향 안정화 △한국 실적 모멘텀 바닥 통과 △트럼프 관세·통상 정책 불확실성 파고 완충 등을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2500선은 펀더멘탈의 바닥인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선인 2650선 내외를 크게 밑돈다"며 "테마·업종·종목 선별보다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시장을 다시 진입해 지수를 따라가는 베타플레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외 증시 초점은 트럼프 집권 2기 정치·정책 수혜주 찾기에 집중돼 있는데, 미국 대선일 이후부터 실제 대통령 취임일 전후 시점까지 차기 행정부 핵심 정책 수혜주로 각광받던 주요 업종·종목 대안이 실제 최종 위너가 아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섣부른 트럼프 2.0 수혜주 찾기의 전술적 유효성이 단기 테마주 플레이로 제한될 수 있음을 경계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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