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실험 결국 실패... 스위스에 던지는 경고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한 역사적인 실험이 3년 만에 막을 내렸다. 2021년,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통해 국가의 경제적 도약을 꿈꾸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3년 후, 엘살바도르 의회는 비트코인 법을 폐지하며 사실상 실험의 실패를 선언했다.


17일(현지시각) 스위스 매체 파인뉴스닷컴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 종료: 암호화폐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스위스의 비트코인 이니셔티브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은 처음부터 많은 논란과 우려를 낳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과 잠재적인 위험을 경고했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비트코인 시티 건설, 비트코인 국채 발행 등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며 비트코인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감행했다.

그러나 엘살바도르의 경제 상황은 갈수록 악화됐다. 국가 부채는 GDP의 85%까지 치솟았고, 경제 성장률은 중남미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비트코인 가격 폭락은 이러한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결국, 엘살바도르 국민의 7.5%만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등 비트코인에 대한 낮은 수용률은 실험의 실패를 예고했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 실패는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첫째, 암호화폐는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국가 경제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둘째, 암호화폐는 아직 대중적인 수용성이 낮아 법정 통화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셋째, 암호화폐 정책은 신중한 검토와 충분한 준비 없이 추진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엘살바도르의 실험 실패는 스위스의 비트코인 이니셔티브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지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외환 보유액 일부를 비트코인에 투자하자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SNB는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사례는 스위스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는 국가 경제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SNB의 마틴 슐레겔 총재는 "많은 암호화폐는 순전히 투기적 자산"이라고 경고하며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은 실패로 끝났지만,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암호화폐는 여전히 높은 변동성과 낮은 수용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각국 정부는 암호화폐 정책을 추진할 때 신중한 검토와 충분한 준비를 거쳐야 할 것이다.

엘살바도르의 사례는 암호화폐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섣부른 투자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준다. 앞으로 암호화폐 정책은 안정성과 실용성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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