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워데이션 현상에 '고래'들 가격 통제 의혹까지...암호화폐 시장 '혼돈'

기관 투자자, 비트코인 상승세 견인했지만…
22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뉴스비티씨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역으로 꼽혔다. 이들의 적극적인 투자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고지를 향해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JPMorgan 분석가들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선물 시장에서 나타나는 백워데이션 현상(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은 현상)을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선물 계약은 미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로 인해 현물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최근 나타나는 백워데이션 현상은 기관 투자자들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단기적인 강세 요인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뉴스비티씨에 따르면 JP모건 애널리스트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는 "이는 부정적인 신호이며 수요 약세를 나타낸다"며 "CTA(상품거래자문)와 같은 체계적이고 모멘텀 기반 펀드의 수요 감소는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선물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發 훈풍 기대감 사그라들어
비트코인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우호 정책 역시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이나 규제 개혁은 2025년 하반기에나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당분간 뚜렷한 강세 요인 없이 횡보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고래'의 가격 통제 의혹도 제기
기관 투자 심리 변화 외에도,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인위적인 시장 억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얀3(Jan3)의 최고경영자(CEO) 샘슨 모우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지 못하는 이유가 인위적인 요인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형 시장 참여자들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 조작 의혹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 시장은 과거에도 '고래'로 불리는 대규모 투자자들의 가격 통제 의혹에 시달려 왔다. 최근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가격 조작이 이전보다 더욱 수월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96,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10만 달러 안팎에서 횡보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분석가들이 예상하는 15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 사이의 목표 가격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