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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SEC 항소 철회 환호했지만 'XRP 숙제'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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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SEC 항소 철회 환호했지만 'XRP 숙제'는 남아있다

SEC 항소 철회에도 불확실성 여전, 법적 선례 부족
리플 CEO "미결 문제 해결 의지"... 법정 공방 가능성도
전문가들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 의회 촉구
암호화폐 시장 '가드레일' 시급, 업계 혼란 지속 우려
리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항소 기각을 축하하지만 암호화폐 규칙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리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항소 기각을 축하하지만 암호화폐 규칙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Ripple)에 대한 소송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암호화폐 업계는 환호성을 터뜨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명확성을 제공하지 못하며,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리플, SEC 항소 철회에 '승리' 자축... 하지만 '끝이 아니다'


20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리플은 SEC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항소를 철회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이번 결정이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걸친 법적 확실성을 제공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SEC의 결정이 리플에게 많은 확실성을 제공한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SEC와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미결 사항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할 운전석에 앉았다"며 향후 SEC와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 리플 최고 법률 책임자는 "오늘 리플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게 전진한다"며 "이번 획기적인 사건은 국내 암호화폐 산업에 선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SEC 항소 철회, '법적 선례' 부족... 암호화폐 규제 '가드레일' 여전히 미흡


리플과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결정을 '큰 승리'로 평가하고 있지만, SEC의 항소 철회는 법적 선례를 제공하지 않으며,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가드레일'은 여전히 정의되지 않았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전날 뉴욕에서 열린 디지털 자산 서밋(Digital Asset Summit)에서 갈링하우스 CEO의 SEC 결정 발표는 암호화폐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발표 직후 XRP 가격은 9%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지지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암호화폐 산업에 중요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SEC의 항소 철회가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법률 전문가들, SEC 항소 철회 영향력 '제한적' 평가


법률 전문가 아론 브로건(Aaron Brogan)은 "리플 사건은 다른 기업들이 의지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규제 환경이 오늘날 암호화폐 기업들에게 더 유리해졌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SEC의 정확한 정책은 폴 앳킨스(Paul Atkins)가 위원장으로 임명될 때까지 명확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이언 그레이스(Brian Grace) 메타플렉스 분산형 자율 조직 법률 고문 또한 "리플 판결은 구속력 있는 법적 선례가 아니다"라며, "이는 해당 사건의 사실에 근거한 단일 지방 법원 판사의 판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SEC의 항소 철회는 미국 암호화폐 산업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진행 중인 입법 노력에도 제한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레이스 고문은 "암호화폐 산업을 위한 지속 가능한 법적 변화를 만드는 것은 SEC가 아닌 의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암호화폐 산업은 명확성과 보호를 제공할 새로운 법률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원고 변호사 협회는 하위 테스트(Howey Test)에 의존해 전국의 지방 법원에서 계속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우호적인 SEC도 이를 바꿀 수 없으며, 우리에게는 암호화폐 시장 구조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브로건 변호사는 이번 결정이 입법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SEC가 여전히 규칙 제정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시장 구조 법안이 쓸모없어 보이기 때문에 의회의 많은 의원들이 이번 결정을 환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갈링하우스 CEO, SEC와의 미결 문제 해결 의지 피력... '법정 공방' 가능성도 시사


SEC의 항소 철회는 XRP가 증권인지 여부에 대한 '최후의 마침표'를 찍었지만, 리플과 SEC 간의 법적 공방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갈링하우스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항소, 즉 교차 항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아날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 판사가 리플의 공개 판매 토큰이 증권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결하면서 리플에 1억 2,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2023년 판결을 재검토하기를 원하고 있다.

또한, 리플은 5년간 '불량 행위자' 자금 조달 금지 처분을 받았으며, 브로건 변호사에 따르면 이는 회사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갈링하우스 CEO는 "지금 우리가 싸우는 것은 1억 2,500만 달러를 되찾기 위해 싸우고 싶은가 하는 것뿐"이라며, XRP 증권 결정이 "명백한 법적 승리"이기는 하지만 "일종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그 싸움에 맞서 싸우고 싶은가, 아니면 SEC와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합의할 수 있는가"라며 향후 SEC와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암호화폐 규제 법안, 의회 논의 '진전' 기대... 업계,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 촉구


법정 밖에서는 의회가 여전히 스테이블 코인 법안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 디지털 자산 자문 위원회의 전무 이사인 보 하인스(Bo Hines)는 최종 버전이 몇 달 안에 준비될 것으로 예상했다.

암호화폐 프레임워크 법안인 FIT 21은 2024년 입법 회기에서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적당한 변화"를 거쳐 이번 회기에 통과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암호화폐 로비 단체인 블록체인 협회는 두 법안이 모두 8월까지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로 카나(Ro Khanna) 하원 의원은 연말까지 최종안이 확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SEC의 항소 철회를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불확실한 규제 환경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의회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은 암호화폐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로 남아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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