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5.57%(137.22포인트) 내린 2328.20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4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올해 1월 2일(2398.94)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하락폭 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 5일 234포인트 떨어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6749억 원, 2553억 원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홀로 2조941억 원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0.44%)를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기계/장비(-8.80%), 운송장비/부품(-6.96%), 의료/정밀기기(-6.89%), 제조(-6.12%), 금속(-6.11%), 전기/전자(-6.10%), 화학(-6.04%) 등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5.17%), SK하이닉스(-9.55%), LG에너지솔루션(-1.82%), 삼성바이오로직스(-5.71%), 현대차(-6.62%), 삼성전자우(-5.27%), 셀트리온(-5.46%), 기아(-5.69%), NAVER(-3.03%), 한화에어로스페이스(-8.55%) 등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이슈로 인한 증시 충격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부과로 미국 증시는 이틀 간 시가총액이 5조 달러(약 7349조 원)가 증발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뉴욕증시는 이틀간 4조4000억 달러(약 6467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급락은 이보다 더 큰 규모로 현재 상호 관세 충격은 팬데믹 당시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도 5.25%(36.09포인트) 내린 651.30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홀로 1873억 원 순매도세를 나타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71억 원, 64억 원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종목 알테오젠(-7.58%), 에코프로비엠(-5.61%), HLB(-3.82%), 에코프로(-4.7%), 레인보우로보틱스(-7.14%), 삼천당제약(-3.82%), 휴젤(-7.98%), 클래시스(-8.07%), 코오롱티슈진(-5.71%), 파마리서치(-7%) 등 모두 일제히 내렸다.
한편 이날 오전 이날 오전 9시 12분 11초, 코스피200선물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19%(17.10포인트) 하락한 312.05를 기록하면서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건 지난해 8월 5일 '검은 월요일' 이후 처음이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코스피), 6%(코스닥)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한 채 1분 이상 지속될 때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시장의 선물 및 현물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해당 시점부터 5분간 모든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이 정지된다.
이렇듯 국내 증시가 급락장을 연출한 것은 미국발 관세 폭탄의 여파로 뉴욕 증시가 폭락한 영향을 그대로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5.97%, 5.82% 급락했다. 다우 지수도 5.5% 내렸다. 특히 테슬라(-10.42%), 엔비디아(-7.36%), 애플(-7.29%), 브로드컴(-5.01%) 등 주요 기술주 하락 폭이 컸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관세전쟁 우려, 외국인 매도세, 신용투자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증시 하방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이성적이라고 보기 힘든 상황으로 밸류에이션 저점 등의 논리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문제가 단기간에 깔끔하게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노이즈가 발생하면 낙폭이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반등이 나온다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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