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국내 증권사들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1980~90년대생 오너가 '2~3세'가 경영승계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대신증권, LS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경영 승계를 본격화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주요 증권사의 후계 구도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1> 키움증권, 오너 2세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이사회 진입
다우키움그룹 오너 2세인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는 키움증권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김 대표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1984년생으로 미국 남가주대(USC)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한 뒤, 2014년 다우키움그룹에 합류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다우기술 이사, 다우데이타 전무를 거쳐 2018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았고, 2021년부터 키움PE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김 대표의 이사회 진입으로 승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우키움그룹 지배구조는 크게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진다.
김 대표는 금융데이터베이스(DB) 판매사 이머니 지분 33.13%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사회에 진입한 김 대표의 첫 행보는 키움증권 미국 사업일 것으로 관측된다.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미국 진출을 두고 미국 현지 법인 설립, 증권사 인수 등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만큼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내이사 선임 직후인 지난 3~4일 연이틀 주식 매매 지연 오류가 발생하면서 김동준 사내이사의 위기 대응 능력이 의도치 않게 곧 바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3일 개장 직후 주문량이 몰린 1시간 동안 키움증권은 시스템 오류로 주문이 '먹통'이 됐다. 4일에도 개장 직후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한 주식 매매거래 주문 체결이 지연됐고, 윤석열 대통령 파면 소식 당일에도 지연되면서 여기 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피해는 곧바로 투자자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이야기부터 증권사를 옮겨야겠다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키움증권은 이러한 논란에 이날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전 고객의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할인한다고 밝혔다. 최근 발생한 주문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사과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이 기간 키움증권은 거래소별 유관기관수수료를 제외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대상은 전체 고객이며 국내 주식(코넥스·ETF·ETN·ELW 포함)을 영웅문4, 영웅문easy, 번개3, 영웅문S#, 웹트레이딩(WTS), 오픈API+, 키움 REST API를 통해 거래하는 경우 자동으로 적용된다. 별도 신청은 필요 없다.
수수료 할인 행사로 인한 소요 비용은 최대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에선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주식 주문 지연이 발생했다. 현재는 시스템이 복구돼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문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 대상으로도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고객 여러분의 불편과 심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증시 기준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29.4%(국내 증시)다. 이렇듯 키움증권의 확고한 시장 지배력은 창립 초기부터 공을 들인 HTS와 이후 MTS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개미 투자자들은 열광을 했고, 그것이 현재의 키움증권을 만들어냈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증권사 MTS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위다. 키움증권 영웅문S 신버전 MAU는 247만9452명에 이른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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