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점유율 근접, 기관 수요 부진에 경쟁 심화
약세 플래그 패턴 포착...기술적 분석상 추가 급락 가능성↑
투자 심리 극도로 위축, 1,500달러 지지선 붕괴 여부 주목
약세 플래그 패턴 포착...기술적 분석상 추가 급락 가능성↑
투자 심리 극도로 위축, 1,500달러 지지선 붕괴 여부 주목

15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와 트레이딩뷰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9일 이더리움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18%까지 하락하며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9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인 7.09%에 불과 0.09%p 차이로, 조만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저명한 암호화폐 분석가 렉트 캐피탈은 지난 13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더리움의 시장 지배력이 새로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 직전”이라고 경고하며, “이더리움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2019-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이더리움의 부진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장 큰 경쟁자인 리플(XRP)의 눈부신 성장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같은 기간 동안 XRP의 시장 점유율은 200% 이상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주요 레이어1(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기반 계층) 경쟁 토큰인 바이낸스 코인(BNB)과 솔라나(SOL) 역시 2023년 이후 시장 지배력이 각각 40%, 344% 증가하며 이더리움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처럼 이더리움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이는 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비트코인 현물 ETF와는 대조적으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기관 투자 수요가 약세를 보이며 부정적인 자금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파생상품 시장의 부진과 함께 솔라나, 아발란체 등 경쟁 레이어1 블록체인들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더리움의 시장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쟁 블록체인들의 총 예치 자산(TVL) 분석 결과는 이더리움의 전망에 더욱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더리움은 현재 51.7%의 시장 점유율로 TVL 부문에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는 지난 2월 61.2%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반면, 솔라나의 TVL 점유율은 같은 기간 동안 172%나 급증하며 이더리움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이는 개발자 및 사용자들의 활동이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경쟁 블록체인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이더리움 가격 역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저점에서 일시적인 반등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ETH/USD 거래 쌍의 일간 차트에서 뚜렷한 ‘약세 플래그’ 패턴이 형성되며 추가 하락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약세 플래그 패턴은 하락 추세 속에서 일시적인 반등 이후 다시 하락세가 강화되는 전형적인 하락 지속형 패턴이다.
지난 3주 동안 이더리움 가격은 1,500달러에서 1,650달러 사이에서 횡보하며 약세 플래그 패턴을 형성했다. 만약 일간 캔들이 플래그 하단 경계선인 1,500달러 아래에서 마감될 경우, 이는 본격적인 하락 추세의 재개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약세 플래그 패턴의 목표 가격은 깃대의 높이를 하락 돌파 지점부터 적용하여 산출한다. 현재 이더리움의 약세 플래그 패턴 분석 결과, 잠재적인 하락 목표가는 현재 가격 대비 약 33% 하락한 1,100달러 선으로 제시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한편, 시장의 하락 추세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상대 강도 지수(RSI) 역시 우려스러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일간 차트에서 RSI는 여전히 기준선인 50 아래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시장의 매도 압력이 여전히 강하고 하락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RSI가 50 아래에 있으면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가격 하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서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더리움 가격이 기관 수요 부진, 파생상품 시장 약세, 경쟁 심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궁극적으로 1,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약세 플래그 패턴 분석과 RSI 지표의 부정적인 신호는 이러한 하락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처럼 이더리움 시장은 시장 점유율 하락, TVL 감소, 약세 차트 패턴 형성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이더리움 가격 움직임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500달러 지지선 붕괴 여부는 단기적인 가격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며, 붕괴 시 1,100달러까지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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