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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 기반 비트코인 암호 해독 시도...'프로젝트 11'의 현상금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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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 기반 비트코인 암호 해독 시도...'프로젝트 11'의 현상금 챌린지

ECC 취약성 검증 위한 1 비트코인 현상금 제안
쇼어 알고리즘 기반 양자 공격 대비 시급성 강조
솔라나·이더리움, 양자 저항 솔루션 개발 박차
양자 컴퓨팅이 비트코인에 위협이 될까? 양자 컴퓨팅 연구 그룹인 '프로젝트 11'이 1비트코인 상금을 걸고 암호해독 챌린지를 연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양자 컴퓨팅이 비트코인에 위협이 될까? 양자 컴퓨팅 연구 그룹인 '프로젝트 11'이 1비트코인 상금을 걸고 암호해독 챌린지를 연다. 사진=이미지크리에이터
미래 기술로 주목받는 양자컴퓨터가 세계 1위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핵심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양자 컴퓨팅 연구 그룹 '프로젝트 11'이 비트코인 암호 해독 능력 검증을 위해 1비트코인(BTC)의 현상금을 내걸어 파장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디크립토에 따르면 '프로젝트 11'은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보안의 핵심인 타원 곡선 암호(ECC)는 쇼어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양자컴퓨터에 의해 결국 깨질 것"이라며 "우리는 이 위협이 얼마나 시급한지 시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QDay Prize'로 명명된 이번 현상금 챌린지는 2026년 4월 5일까지 진행되며, 개인 또는 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2024년 알렉스 프루든과 코너 디건이 설립한 '프로젝트 11'은 양자 컴퓨팅과 암호학의 접점을 연구하며, 특히 이 기술들이 블록체인 시스템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로젝트 11'은 1비트부터 최대 25비트까지 다양한 길이의 ECC 키 세트를 준비했다. 참가팀은 목표로 하는 키 길이를 선택해 해독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4비트 키 해독이 목표라면 해당 길이의 키를 성공적으로 풀어야 현상금을 획득할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현재 사용하는 256비트 암호화 방식에 비하면 극히 작은 수준이다.
타원 곡선 암호는 효율성과 높은 보안성 덕분에 블록체인 기술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양자 컴퓨팅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블록체인 보안의 핵심인 계산적 비대칭성이 깨져 시스템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만약 누군가가 비트코인의 암호 체계를 해독할 수 있다면, 이번 대회 상금인 1BTC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부를 탈취할 수 있게 된다.

알렉스 프루든은 X를 통해 "이번 챌린지는 비트코인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아니다"라며 "양자컴퓨터를 보유한 누구든 이미 이를 이용해 서명을 위조하고 공개 키가 노출된 주소에서 자금을 훔치려는 엄청난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기존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술로, 사용자의 개인 키를 보호하는 암호화를 이론적으로 단시간 내에 해독할 수 있어 비트코인에는 잠재적인 위협으로 간주된다. 기존의 고성능 슈퍼컴퓨터로는 비트코인 암호 해독에 천문학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이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증폭시킨다.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 개발자들도 양자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솔라나 개발팀은 해시 기반 서명을 통해 각 거래마다 새로운 키를 생성하여 잠재적인 양자 공격으로부터 사용자 자금을 보호하는 '솔라나 윈터니츠 볼트(Solana Winternitz Vault)'라는 양자 저항 솔루션을 공개했다. 또한, 2024년 3월에는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유사한 양자 위협으로부터 이더리움을 보호하기 위한 하드포크를 제안하기도 했다.

프루든은 "아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우리는 양자컴퓨팅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계획이 필요하며,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챌린지 개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챌린지는 비트코인 암호화의 축소 버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프로젝트 11은 이를 미래에 닥쳐올 위협에 대한 중요한 경고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

프로젝트 11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누군가 5비트 키를 해독한다면 이는 엄청난 사건이 될 것"이라며 "5비트 키는 비트코인의 256비트 키보다 훨씬 작지만, 양자컴퓨터 역시 그 수준에 도달할 것이다.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그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챌린지가 양자컴퓨팅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가늠하고, 비트코인 보안의 미래를 논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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