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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IMA·발행어음 등 수익 다각화 '경쟁'...초대형IB 진입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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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IMA·발행어음 등 수익 다각화 '경쟁'...초대형IB 진입에 '사활'


2024년 12월 말 기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주요 증권사 현황. 표=김성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12월 말 기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주요 증권사 현황. 표=김성용 기자

증권업계에 IMA(종합투자계좌) 발행과 초대형 IB(투자은행) 확대 등 수익을 다각화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초대형IB로 선정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발표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에서 올해 3분기부터 자기자본 4조원(발행어음) 및 8조원(IMA·종합투자계좌) 종투사 신청을 접수해 연내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자기자본 요건의 경우 연말 결산 기준으로 연속 2기간 충족해야 한다고 했으며, 사업 계획과 본인 제재 이력(사회적 신용) 요건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IMA는 증권사가 개인 고객에게 예탁받은 자금을 통합 운영해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원금이 보장되고 기업대출이나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다. 그동안 원금손실이 우려돼 증권 상품 가입을 망설였던 보수적인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을만한 상품이다. IMA는 원금을 보장해야 해서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의 증권사만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받고 운용할 수 있다. 현재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2곳 뿐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 판매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종투사에만 허용된다. 또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한 종투사는 초대형 IB로 지정된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5개 증권사가 초대형IB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이다. 삼성증권은 초대형 IB로 지정됐지만, 대주주 요건 등의 문제로 발행어음 사업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한편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모두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 초대형IB 선정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종투사 지정 요건을 강화한다고 밝혔고,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끌어와 수익을 불릴 수 있어서다. 또한 낮은 금리로 자금을 모아 대출,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수익성이 크기 때문이다.

먼저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 손실 사고로 금감원의 제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2일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하면 전 임원의 성과금을 일괄 차감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위험노출액 등 여신성 노출액에 대해 각종 신용보강, 담보확보 조건, 전체 부동산 PF 중 80%를 상회하는 선순위·단일순위 비중, LTV(주식담보대출비율) 관리 등 최종 손실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있고 충당금 적립도 지속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유동성 대응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초대형 IB 신청에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나증권도 경영 전략 및 발행 실무부서들이 모여 초대형 IB 인가 업무에 대응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최근 발행어음 사업 도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삼성증권의 경우는 이재용 삼성 회장이 최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논란에서 벗어나게 돼 발행어음 인가를 재도전할 수 있게 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은 1000억 원 이상의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데 특히 부동산 사업의 경우 수익률이 좋다"며 "초대형 IB로 지정 시 시장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이 투자하지 않는 영역을 증권시장이 하는 것으로 자본시장에 새로운 돈이 공급될 수 있다"며 "발행어음이나 IMA 등을 통해 증시가 더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IMA와 발행어음 판매가 증권업계에 새로운 수익 모델임은 분명하지만 자기자본이라는 진입장벽 때문에 증권사의 자기자본액에 따라 성장률이 갈수록 대형사에게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소형사들은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력이었던 PF도 침체된 상황이라 대형사 대비 이익 회복도 제한적이다.

중소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수익 다각화를 노력 중이지만 대형사 위주로 이미 재편된 구조적인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중소형사도 신사업 발굴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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