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스페인은 여러 국내외적 요인과 정부의 고강도 개혁 시행에 힘입어 보여준 높은 경제성장률을 실현하였다. 먼저, 유럽 중앙은행(ECB)의 파격적인 금리 인하 단행이 스페인의 내수진작과 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 ECB는 2014년부터 꾸준히 기준금리(Euribor) 인하를 실시해 2021년 5월 25일 기준 -0.557%(1개월물) 극단적인 저금리 정책을 시행 중이다. 또한, ECB는 2015년부터 유로존 국가의 국채 등을 대량 매입하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해 시장 내 유동성을 공급하였다. 한편, 스페인 정부는 경제위기 타개 방안으로 부실 은행 간의 통폐합을 위한 금융개혁과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를 위한 노동개혁 등을 단행했으며, 과도한 공공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고강도 긴축정책을 폈다. 한편, 2014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소득세 및 법인세 등을 인하해 기업의 투자확대 및 고용창출, 가격의 가처분소득 증가, 소비 활성화 등을 유도하였다.
외국인관광객 대거 유입으로 인한 관광업 호황도 스페인 경제회복에 크게 일조하였다. 스페인은 2019년 한 해 동안 8,37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가장 많이 유치하는 국가로 자리 잡았다. 또한, 자동차 및 화학, 식품 등 스페인의 기존 효자 산업에서의 수출 호조도 지속되어 외화벌이가 늘었음은 물론 제조업이 활기를 띠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스페인의 국가 경제성장률은 2018년 2.4%, 2019년 2.0% 증가해 EU 평균('18년 2.0%, '19년 1.5%)을 상회했다. 특히, EU 전반에 경기침체가 짙어져 가는 가운데에도 2019년에는 공공소비와 민간소비가 전년대비 각각 1.1%, 2.3% 증가했으며, 고정투자도 같은 기간 1.8% 늘어났다. 실업률도 경제회복과 함께 꾸준히 안정되어 2016년 19.6%에서 2019년 14.1%로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스페인 경제 상황이 2020년 초를 기점으로 크게 반전되었다. 스페인 정부는 바이러스 전파 억제를 위해 2020년 3월 14일 '국가경계령'을 발동해 모든 상점과 요식업종 등의 운영을 금지했으며, 일반 시민에게도 불가피한 사유 외 외출을 금지하였다. 또한, 국경은 물론 전국 도로 및 철도를 통제해 지역 간 이동을 제한했다. 이로 인해, 필수 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 활동이 극도로 저하되었으며, 특히 스페인의 최대한 산업인 관광업은 사실상 마비되었다. 이러한 결과로 2020년 스페인 경제 성장률은 전년대비 10.8%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16.1%까지 상승했다.
스페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0년 10월 7일 '스페인 경제재건계획'을 발표했다. 동 계획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720억 유로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이 예산은 EU에서 제공하기로 약속한 1,400억 유로(720억 유로 보조금+680억 유로 대출금) 중 720억 유로의 보조금에 해당한다. 즉, 스페인 정부는 경제재건을 위해 EU의 보조금을 우선으로 소진한 후 대출금 활용 방안을 세울 예정이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 계획 실행을 통해 향후 3년간 국가 GDP가 연 2.5%p 추가 성장할 것이며, 8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이 계획이 기업의 경제활동에 촉매 역할을 함으로써 2023년까지 5,000억 유로의 민간투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경제재건계획의 핵심 투자방향은 친환경 경제전환, 디지털 경제전환, 양성평등, 사회적 유대 강화이다. 이를 위해 스페인 정부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환경 모델로 전환하는 사업에 전체 예산의 37%를 투입하며, 경제의 디지털화를 위해 예산의 33%를 활용할 예정이다. 그 밖에 30%는 교육이나 사회보장시스템, 문화 스포츠 활성화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산체스 총리는 2021년 5월 국가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España 2050(스페인 2050)”를 발표했다. 동 계획안은 교육의 현대화, 친환경, 복지 부문 지출 확대 등 사회의 여러 부문을 다루고 있다. 특히, 세수 확대와 관련해 화석연료, 주류, 담배에 부과되는 세율을 상향 조정하고 법인세, 개인소득세, 재산세, 상속세 등을 재정비해 세수 확보 비중을 현 GDP 대비 35%에서 2050년 43%까지 확대하는 것을 제안했다. 또한, 주당 근로시간을 현 40시간에서 35시간으로 낮추는 대신 퇴직 연령을 67세 이후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밖에, 공공의료 부문을 위한 지출을 현 GDP 대비 5.7%에서 7%까지 확대해 초고령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병에 대응해야 함을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