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ASEAN 최대 국가라는 자부심이 매우 강하며, 이에 따라 국제 표준 등을 준수하기보다 자국 기준을 대외에 적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국 인구 규모가 필리핀, 베트남, 태국의 3개국 인구의 합(2억 7,162만 명)과 비슷한 수준이며, 2020년 명목 GDP는 약 1조 6백억 달러(IMF 기준)로 ASEAN 10개국 총 GDP의 약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인구 규모에 기반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의 최대 국가라는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어 개별 구매력에 비해 눈높이가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반면, 구매력 부족 및 비관세 장벽 등 보호주의 정책으로 수입 비중은 타 동남아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020년 1인당 GDP는 3,922 달러 수준(IMF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내수 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생산 및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 등으로 인해 완제품의 직접 수출이 쉽지 않아,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한 지역이다. 인도네시아는 18,000여 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부속도서를 보유하고 있는 190만 ㎢ 면적의 국가로, 이와 같은 지리적인 한계로 인해 지역불균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2억 6,000여만 명 이상의 인구 수준에도 불구하고 소득계층별, 지역별 인구의 소득 격차 또한 큰 편으로 구매력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인도네시아의 중산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며, 인터넷 보급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어 인도네시아는 거대 잠재 소비시장으로 등극하는 중이다. 더해서 2021년 2월 발표된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MZ세대로 불리우는 밀레니얼과 Z세대는 인구의 과반수인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원: 유로모니터, World Bank, IMF, CIA Factbook, KOTRA 자카르타무역관 보유자료, The Washington Post, The Jakarta Post 등) |
인도네시아의 기본 행정 업무를 하는 사무직 월급 수준은 월 400~500달러 내외로 한국보다는 낮아 저축보다는 소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은 낮으나 소비자의 소비 수준은 세계 평균(global standard)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아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서라도 사고자 하는 제품이나 자가 주택 건축 또는 인테리어 비용을 처리하기도 한다. 자동차, 오토바이 등 고가의 제품에 대해서는 장기 할부 구매가 많이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인도네시아인들은 군중 심리에 크게 흔들리는 편으로, 제품의 평판이 중요하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제품의 SNS 홍보가 효과가 있는 이유도 이러한 인도네시아인의 심리 성향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호기심이 많아 주로 소비재를 중심으로 독특한 제품을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충동 구매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생활 가전 등 값이 비싼 제품은 온라인보다는 직접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가격을 비교해본 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참고로, 1997년 경제위기 이후 소비재 분야에서 ‘가격’이 바이어의 제품구매 결정요인으로 가장 중시되는 추세이다. 특히 루피아화의 평가절하에 따른 수입가격 상승으로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제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빠르게 진출함으로써, 2010년 이후 중국이 인도네시아의 최대 수입국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편, 극명한 소득편중 현상에 따라 자본재와 사치재 등에 대해서는 브랜드, 품질, A/S가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어 시장이 양분되는 경향 또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에는 사절단이 방문하지 못했지만, 이전 년도인 2019년 자카르타 무역관이 무역사절단 시 방문하는 바이어들에게 문의를 하면 대부분의 담당자들이 제품을 수입할 때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함을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수년간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2017년을 전후로 성행하기 시작한 고젝(Gojek), 그랩(Grab) 등의 라이드헤일링 업계로 인해 애플리케이션 기반 제품 구매 및 주문이 활성화됐다. 무엇보다도 2020년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방역정책이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이동이 제약되고 식당 포함 대부분의 오프라인 매장이 장기간 운영하지 않게 됨에 따라 온라인 거래가 급격히 증가했다. 언택트 거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향후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테마섹, 고젝, 베인앤컴퍼니 조사(e-Conomy SEA 2020)에 따르면 2020년 인도네시아 인터넷 경제 규모는 440억 달러로, 2019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인근 동남아시아 6개국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성장 측면에서도 베트남과 같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두자리수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1) 한국 가전제품의 인기 대표적 한국 가전 브랜드인 삼성과 LG는 인도네시아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자카르타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SCBD(Sudirman Central Business District) 들어선 쇼핑몰 퍼시픽 플레이스는 람보르기니?맥라렌 등 슈퍼카와 샤넬?구찌 등 명품 브랜드 매장이 자리 잡고 있는 자카르타 상류층이 즐겨 찾는 쇼핑몰이다. 5층에 있는 가전제품 종합 판매점 ‘베스트(Best)’ 역시 고급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이며, 베스트에서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보이는 브랜드는 LG와 삼성 등 한국계다. 입구 전체를 두 회사 브랜드의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2019년 휴대 전자기기 시장에서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29.5%를 기록해 압도적으로 높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저가의 중국산 제품들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도 삼성의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top 3을 기록 중이다. 2) 한국 건설 분야 건설 부문에서도 한국기업들은 단순 플랜트보다 랜드마크 건축공사 부문에서 선전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대표적인데, 1979년 지사를 세운 쌍용건설은 1980년 수마트라(Sumatra) 섬 북쪽에 위치한 아체(Aceh)시 동쪽 해안선을 가로지르는 잠비 무아라 분고(Jambi Muara Bungo) 고속도로 공사를 시작으로 자카르타 내 랜드마크 건물을 대거 건축했다. 해당 건설 회사는 자카르타 경제 중심지 SCBD(Sudirman Central Business District)를 조성했으며 SCBD에 위치한 빌딩 상당수를 시공했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 구시가지에 들어선 그랜드 인도네시아 하얏트 호텔·플라자, 인도네시아·캐피털 플레이스, 포시즌스 호텔도 쌍용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한 한국 건설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단순 도급공사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현지 건설사가 저가로 수주하고 있으며, 반대로 대형 플랜트·인프라 사업은 정부 간 협약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두 부문 모두 수주가 쉽지 않다”면서 “결국 한국 건설업체들이 승부수를 걸어야 할 시장은 고부가 건축 분야”라고 설명했다. 3) K-콘텐츠 소비시장에 한국기업 제품이 빠르게 뿌리내리게 된 배경에는 한류 열풍이 큰 역할을 했다. 2017년 9월 초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최대 한류 콘텐츠 축제 ‘K-콘텐츠 엑스포 2017’에서 SM 엔터테인먼트그룹은 소속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 서라운드 뷰잉용 콘서트 영상 등을 상영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문화 콘텐츠에 애착이 강한 반면, 인도네시아 젊은 층은 한류를 거의 그대로 받아들인다”면서 “이를 활용할 경우 현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의 제빵 브랜드 뚜레쥬르가 빠른 시간 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도 한류 문화를 기반으로 한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9월 인도네시아 과학연구소(LIPI)에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한다. 2021년에는 인도네시아 여러 지역에서 한국 마을을 본딴 한옥마을이 개장하여 한류에 관심많은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21년 9월 28일 기준, 인도네시아 넷플릿스 시청 1위는 갯마을 차차차, 2위는 오징어게임 이다. 더해서 한국의 웹툰도 인도네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같은 기간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도네시아 매출액 기준 상위 40개 중 12개가 라인웹툰, 카카오페이지 등 한국 웹툰 플랫폼이다. 4) K-푸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팔린 국내 소비재 중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카르타 꾸닝안(Kuningan) 롯데에비뉴 지하 식품점에서 만난 한 인도네시아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도 한국 고추장과 같은 삼발(Sambal)이 있을 정도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매운맛을 좋아하는 데다 종교적인 이유로 닭고기 소비량이 가장 많은데, 그런 면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두 가지 요소가 잘 접목된 케이스”라고 소개했다. 대상그룹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PT Miwon Indonesia는 인도네시아 조미료 시장 점유율이 20~30%대이다. 현지에서는 마미수까(Mami Suka)라는 로컬 브랜드까지 만들어 판매할 정도로 인도네시아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2019년 9월 주 인니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자카르타 시에서부터 수라바야 시까지 약 800km의 거리를 달리며 K-Food를 소개한 행사(TeKo Nang Jawa)에서 한국 음식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코로나 19 이후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드라마에 나오는 음식(짜파구리, 라면, 떡볶이 등)과 주류(소주, 맥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5) K-뷰티 현지 대형 온라인쇼핑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도 높다. 인도네시아에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 현지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Shopee에 입점한 한국 상품 중 매출의 70%가 뷰티 카테고리라고 한다. 기타 SNS 및 온라인 쇼핑몰에서 홍보 및 판매되는 한국화장품들은 인도네시아인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상기 브랜드들 뿐만 아니라, Mediheals, The Saem, Some By Me, Skinfood, Skin 1004, Klairs 등도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최근에는 우리 중소, 중견기업 화장품 제품을 현지 주요 편의점과 드럭스토어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로 한국산 스킨케어 제품이 인기가 좋다. 하지만, Shopee 담당자 인터뷰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해외 직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현지 식약청 인증(BPOM)이 없는 경우 직구가 불가하고, BPOM 인증이 있어도 해외 직구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