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1 09:31
과연 이 여름을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무덥고 지루하기만 한 올 여름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지나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은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서 지루한 여름을 나는데 독서만 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 중에도 시집을 가까이 두고 글을 쓰다가 막히거나, 심심하고 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서 시를 읽고,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 시를 읽는다고 했다. 내가 시를 읽는 이유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나비는 순식간에/ 째크나이프처럼/ 날개를 접었다 펼2021.08.04 10:18
모처럼 비가 내리고 있다. 연일 40℃ 전후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한껏 달구어진 대지의 열기를 식히며 비가 내리고 있다.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가는 이 마당에 내리는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풀과 나무들도 비를 반기는 듯 다소곳이 비를 맞으며 생기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담장 위의 능소화와 배롱나무 꽃이 빗방울의 간질임을 견디지 못하고 이따금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지만 여전히 고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리라.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시대, 문밖을 나설 때면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입과 코를 막고 있는 마스크는 잠시만 써도 금2021.07.28 08:47
죽마고우가 고향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사진으로 찍어 SNS로 보내왔다. 소나기가 퍼붓고 간 뒤에 잠시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은 것도 기특하고, 그 아름다운 무지개를 혼자만 보기 아깝다며 보내준 정성 또한 고맙기 그지없다. 국지성 호우로 곳곳에 물난리를 일으키는 사나운 비도 때로는 이렇게 아름다운 무지개를 우리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친구가 보내준 무지개 사진을 보며 'no rain, no rainbow'라는 외국 속담을 떠올렸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아름다운 무지개도 볼 수 없다는 말을 곱씹으며 비록 코로나로 지쳐가는 마음을 다잡아본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조심스러운 요즘, 시간을 보내기에 가장 좋2021.07.21 13:00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세상이 멈춰버린 느낌이다. “2주간 멈춤”으로 코로나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아무래도 터널 끝이 아닌 출구가 없는 동굴 끝에 선 것 같은 막막함이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삶은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란 누군가의 말처럼 외부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이 힘든 고비를 잘 넘겨야겠다고 마음을 다져 먹는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만남이 줄어들다 보니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집안에서 혼자 있을 땐 주로 독서를 하고, 책을 보는 것이 지루하다 싶으2021.07.07 09:51
장마가 시작되었다.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에 먹구름이 밀려드는가 싶더니 이내 빗방울이 떨어진다. 장맛비는 때로는 휘모리장단으로 휘몰아치며 장대비를 퍼붓기도 하고, 잠시 잦아드는가 싶으면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길 반복하며 좀처럼 그칠 줄 모른다. 다행인 것은 그렇다고 매일 궂은날이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처럼 먹장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하고, 쨍한 햇살에 다시 비가 기다려지기도 하는 게 장마철 날씨이기도 하다. 잠시 비가 그친 사이, 꽃들의 안부가 궁금하여 자전거를 타고 천변으로 나갔다. 담벼락엔 등황색의 능소화가 한창이고, 천변 둑엔 껑충한 키의 접시꽃들이2021.06.30 13:27
태양의 열기가 뜨겁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고, 접착테이프라도 달라붙은 것처럼 온몸이 끈적거린다. 이 무덥고 후텁지근한 계절을 어떻게 건너가야 할까 궁리를 해봐도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을 땐 숲길을 걷는 게 상책이다. 녹음 짙은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더위도 저만치 물러나고 까닭 없이 늘어나던 짜증도 제풀에 사라진다. 숲길 중에도 물소리 명랑한 계곡을 따라 걷는 것은 숲길 트레킹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짓날, 북한산 계곡을 걸었다. 초록의 기운이 한껏 차올라 녹음 짙어진 계곡엔 맑은 물이 경쾌하게 흘러내리고 간간이 눈에 띄는 꽃들의 미소가 환했다. 북한산성 탐방센2021.06.23 08:37
창가에 서면 온통 초록 세상이다. 초목이 우거져 짙어질 대로 짙어진 도봉산의 푸르름이 시원하게 펼쳐져 문자 그대로 녹만창전(綠滿窓前)이다. 비가 내려 후끈 달구어진 공기가 잠시 서늘해졌다 해도 만개한 접시꽃처럼 이미 계절은 여름의 중심으로 치닫는 중이다. 6월은 어느 때보다도 생명력이 왕성한 시기여서 만물이 다채롭게 변화하며 초목들은 껑충 키를 키운다. 가로수 가지들의 한껏 풍성해진 잎사귀들로 인해 도로가 좁아진 것처럼 보이고 우리가 잠시 한눈파는 사이, 어느새 꽃들은 피어나 보도 위로 꽃잎을 흩어놓기도 한다. 연일 30℃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의 더위가 이어지면서 잠시 게으름을 피우는 사이에도 수많은 꽃이 지2021.06.16 08:31
6월로 접어들면서 30℃를 넘어서는 한여름 더위가 극성이다. 한낮의 땡볕 더위를 견디는 것도 힘겨운데 외출을 하려면 마스크까지 챙겨 써야 하니 이보다 더한 고역도 없다. 그런데도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병원으로 향한 것은 예약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해서였다. 예약된 시간에 맞춰 가면 사람들이 붐벼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소문을 듣고 일찍 서둘렀더니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접종을 할 수 있었다. 의사가 일러주는 대로 문진표를 작성하고 백신주사를 맞았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았는데 막상 맞고 보니 그리 아프지도 않고 다행히 별다른 이상 징후는 나타2021.06.09 08:30
유월이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자주 비가 내리고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 쓰는 일이 점점 고역이 되어간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언제라도 걸을 수 있는 녹음 짙어진 숲과 바람을 가르며 천변 풍경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자전거 도로가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방학천에서 중랑천으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천천히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새로 피어나는 꽃들과 천변의 새들을 바라보다 보면 마스크로 답답하던 마음에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곤 한다. 요즘 방학천의 측벽엔 인동덩굴 꽃이 한창이다. 노랗고 하얀 꽃들도 어여쁘지만 꽃 사이로 잉잉거리며 나는 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2021.06.02 08:51
비 갠 아침, 산책하다가 코끝을 스치는 짙은 향기에 나도 모르게 큰 숨을 들이켰다. 매혹적인 향기의 진원지를 찾아 주위를 살폈지만, 어디에도 꽃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두리번거린 끝에 겨우 찾아낸 것은 다름 아닌 쥐똥나무꽃이었다. 산책로를 따라 심어놓은 쥐똥나무가 마침내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풀어놓기 시작한 것이었다. 무성한 초록 잎 사이로 수줍은 듯 자잘한 흰 꽃송이를 내어달고 있어 향기가 아니라면 십중팔구 그냥 지나치기에 십상이다. 쥐똥나무 흰 꽃 위로 꽃향기를 따라온 뒤영벌 한 마리가 붕붕거리며 꽃 사이를 분주히 날고 있다. 그 모습이 귀여워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꽃 이름을 묻는다.2021.05.26 08:54
온통 초록 세상이다. 피어나는 꽃을 찾아 부지런히 눈길을 옮기는 사이, 초록 그늘은 소리 없이 한껏 짙어져 여름을 향하고 있다. 초록이 기운을 더할수록 꽃빛은 야위어 가는 게 자연의 순리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꽃이 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요즘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꽃이 산딸나무 꽃, 아까시나무, 찔레꽃, 쪽동백과 때죽나무 꽃과 같은 흰색 꽃들이다. 며칠 전, 숲길을 걷다가 잠시 다리쉼을 하려고 무심코 앉고 보니 쪽동백나무 아래였다. 바닥에 떨어진 꽃을 보고 고개를 드니 수천수만의 은종을 달아 놓은 듯 수많은 쪽동백 꽃들이 바람을 타며 흔들리고 그 꽃 위로 벌들이 날고 있었다. 잉잉거리는 벌떼들의 날갯짓 소리를 들2021.05.19 13:49
얼마 전 모르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낯선 전화번호라 잠시 망설이다 받았는데 나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대뜸 '산딸나무 꽃'이란 시의 저자가 맞느냐고 물었다. 습관처럼 꽃에 대한 시를 써 온 탓에 불행히도 나는 내가 쓴 시를 다 기억하지 못한다. 제목만으로는 알 수 없으니 시를 한 번 들려주면 알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수화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시는 내가 쓴 시가 틀림없었다. 일일이 기억은 못 해도 읽어보면 용케도 내가 쓴 시는 알아볼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봄이 깊어지면/ 산딸나무 꽃이 핀다// 흰 나비 떼 내려앉은 듯/초록 위에 수를 놓는 산딸나무 꽃// 눈길 사로잡는 네 장의 흰 꽃잎은/ 실은2021.05.12 08:53
일 년 중 햇빛이 가장 아름답다는 5월, 북한산을 찾았다. 며칠째 시계를 흐리게 하던 황사와 미세먼지도 비에 씻긴 쨍한 하늘엔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흰 구름이 점점이 떠 있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은 연인의 손길처럼 부드럽고 싱그러운 신록의 유혹이 산을 오르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화란춘성(花爛春城)하고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를 구경을 가세… 귓전을 간질이는 새 소리,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다 보면 '유산가(遊山歌)'가절로 흥얼거려진다. 가까이 있어 집을 나서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는 산이지만 바라만 보았을 뿐 정작 산을 오를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산행을 결심한 것은 코로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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