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31 15:46
방효정(方曉涏, Bang Hyo Jung)은 아버지 방현호(方賢浩)와 어머니 김인미(金仁美) 사이의 2녀 중 차녀로 1997년 11월 21일 부천에서 출생했다. 그녀는 우장초등학교와 덕원중학교를 거쳐 덕원여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전도유망한 현대무용학도이다. 황금빛 들판 위로 떨어지는 햇살의 고마움을 늘 기억하고 있는 그녀는 소중한 연(緣)들을 이어오고 있다. 방효정은 여섯 살 때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화곡동으로 이사해 현대무용가 최효진 선생을 만나면서 현대무용을 처음 접하게 된다. 그녀에게 현대무용은 흥미롭고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장르로 와 닿았다. 효정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지도교사와 어머니의 권유로 발레에서 현대무용으로 전공을 바꾸게 된다. 그녀는 강한 인내력으로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근실하게 노력하는 편이다. 믿음을 주며 연습벌레로 진지하게 과제를 수행하는 행동파이다. 경쟁에서 지기 싫어하는 기질이 두드러지고 목표를 세우면 훨씬 빠른 속도로 과제를 수행해내는 능력이 있다. 그녀는 주위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간적 매력이 넘치며 그녀의 뚝심과 추진력은 자신을 완성시키는 도구이다. 노련한 춤 조련가 최효진의 지도는 방효정에게 재미로만 여길 춤의 공간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2015.07.24 11:08
황찬용(黃璨龍, Hwang Chan Yong)은 1988년 3월 1일 아버지 황호섭과 어머니 신경순 사이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출생했다. 성일초등, 성내중, 보성고를 거쳐 경희대학교 무용학과에 재학 중이다. 재치와 재능을 겸비한 그는 춤을 만나면 불을 토하며, 늘 봄이 되고 싶은 차세대 안무가로 흠결없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힙합’을 만화책에서 처음 알았고, TV에 출연중인 가수들의 춤을 봐도 ‘노래를 하는구나.’ 정도로만 여겼었다. 중학교에 입학하자 담임 김숙경은 ‘수련회에서 무조건 장기자랑을 하나씩 해야 한다’는 말을 던지고는 춤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자신이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했다. 남자아이들은 춤을 추기 싫어했고, 그 중 유일하게 황찬용이 춤을 배웠다. 황찬용이 춤을 배우는 모습을 보고 반 아이들도 자연스레 춤을 배우게 되었다. 그는 중학교 생활을 하면서 ‘임팩트’란 춤 모임을 만들었고,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각종 대회’에 출전하여 입상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 지원을 위해 거울달린 연습실도 지원하였다. 이것을 계기로 황찬용은 ‘스트릿댄스’ 중 ‘팝핀’이라는 장르를 춤추게 된다. 그는 ‘스트릿댄스’를 추다가 좀 더 자유로운 춤을 추고 싶어 현대 무용과 연(緣)을 맺게 된다.2015.07.22 09:28
성공한 소수가 독식하는 사회, 결국엔 짜증과 불만 가득재미있게 일하고 진지하게 놀라는 '융'의 충고 귀 기울여야심리학의 큰 흐름인 긍정심리학을 선도하고 있는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헝가리 출신의 유대인이다. 어린 시절을 헝가리에서 보냈지만 나치가 헝가리를 침공하고 유대인들의 핍박을 노골화하자 그의 부모는 이태리 로마로 생활 터전을 옮겼다. 그 후 프랑스 파리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오랫동안 모교인 시카고대학교에서 강의하였다. 현재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클레어몬트(Claremont) 대학교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소위 ‘잘’ 살아가던 사람들이 급격한 환경의 변화나 열악한 환경에 처하자 급격히 ‘와해(瓦解)’되는 것을 목격하고 평생을 긍정심리학의 연구에 몰두하게 만든 중요한 질문을 하게 되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인간의 품위를 지키며 삶을 유지하게 하는 ‘심리적 힘’은 무엇인가?” 우리 속담에도 있듯이 ‘곳간에서 인심나고’ 누구나 ‘등 따시고 배 부르면’ 큰 문제없이 잘 지낸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인품의 정도는 열악한 환경에 처했을 때 비로소 적나라하게 드러난다.2015.07.17 08:32
최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 ‘크리틱스 초이스 2015’에 초청된 배준용 안무(예술총감독, 박명숙 경희대 교수)의 『쾌락신경』은 ‘인간의 뇌 속’을 탐구하는 현대무용이다. 무용수 중 강진안은 허상 또는 실체, 이혜상은 허상 또는 희망, 무용수들(김희중, 손정현, 황찬용, 김현주, 최영준, 현채은)은 덩어리, 이미지, 세포, 말초신경을 상징한다. 뇌의 작용을 도식화한 기본 장면구성은 신호→반응→분비→도피, 투쟁→진화로 되어 있다. 『쾌락신경』은 배준용의 전작 『초로인생, 2012』, 『Need, 욕망, 2013』, 『Booting, 부팅, 2014』, 그리고 ‘쓰레기’ 같은 작품 시리즈 『정크정글, 2014』, 『Poison Without a Name, 이름 없는 독, 2014』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배준용의 삶을 느끼게 하는 춤은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한계, 금단의 울타리 안에 자기만의 성을 쌓고 실험을 하는 안무가의 모습이 보인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의 실험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인간은 육체(물질), 마음(뇌의 화학작용), 영혼(불생불멸 에너지)의 결합체이다. 행복, 기쁨, 만족 등 계획적 실천으로 인해 느끼는 것이 아니며 특별한 사건이 없이 막연히 시간이 흘러간다 해서 못 느끼는 것도 아니다.2015.07.16 13:38
최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 쿰 무용단(예술총감독 김운미, 한양대 예술체육대학 학장)의 ‘묵간, 열일곱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시간의 역사’이다. 안지형 안무의 『마지막 수요일』, 김수기 안무의 『우리형』, 박진영 안무의 『바람의 기억, 강물에 흐르다』는 각기 위안부 문제, 독립군 이야기, 대한민국의 근대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한양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춤꾼들을 주축으로 한 ‘쿰 무용단’의 도도한 춤 물결 속에 전시된 작품들은 한국 창작무용 산실의 옹호를 뒷받침할 근거를 제공하였다. 다양한 주제와 양식을 소화해온 이 단체는 압도할만한 에너지로 무장한 쓸모 있는 춤꾼들을 배출해왔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의기투합한 안무가들은 주제에 걸 ...2015.07.13 07:48
최근 두리춤터 창작무대에서 공연된 이정민 안무의 『콤마, Comma』는 ‘숨 한번 쉬고, 한 박자 쉬고’의 취지를 살려 이완의 여유로움으로 ‘Comma’가 갖는 ‘짧은 쉼’, and라는 ‘그리고’ 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거친 과장법으로 포대자루를 사용한 안무가는 삶의 무게에 무너지지 않고, 일보전진을 위해 잠시 쉬고 다시 달려보자는 ‘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이정민은 “바쁜 현대인들이 일주일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주말이라는 ‘쉼’이 있기 때문이다. 알차고 달콤한 주말은 그들에게 원동력을 주었고, 또 다시 돌아오는 월요일, 그들을 다시 달릴 수 있게 한다.”라고 단정한다. 이러한 그들의 모습에서 안무가는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본다. 냉혹한 현실에서 자신을 살펴보고, 괘도를 수정하고, 새로운 계획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안무가는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의 인생에서 지쳐만 갔던 자신의 모습, 지쳐 나가 떨어졌던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쉼’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기를 희구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일매일 자신의 책무를 다하는 일상, 더 높이 오르기 위해, 혹은 뒤처지지 않도록 현대인의 일상은 이어진다. 예술가들의 삶에 있어서 공통적인 바람은 ‘쉼’에 걸쳐있다.2015.07.10 06:00
‘임학선댄스위’(예술감독 임학선, 단원대표 정향숙)가 주최하는 창작무대 2015 제12회 크리에이티브 스테이지(2015 Creative Stage)가 최근 두리춤터 지하1층 BLACK BOX 극장에서 열렸다. 초청작 이한울 안무의 『동행』의 주제는 제목이 담고 있다. 서민의 소박한 꿈을 담은 결연함은 공감의 소통을 불러온다. 이한울 안무의 『동행』은 가슴 따뜻한 사랑의 약속을 표현한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우리 평생 이 길을 함께 걸어가오.’에 어울리는 코믹한 장면이 연출된다. 노인 역을 맡은 이한울, 김효준 2인무는 자신의 개성을 담아 춤의 예술성 극대화나 오락 지성주의를 우회하여 ‘풀이’ 형식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1장 ‘동행’, 2장 ‘회상’, 3장 ‘우리만의 블루스’, 4장 ‘동행’의 4장으로 구성된 『동행』은 시대극의 풍자를 따라가며 허름한 서민 의상에 빨간 양말이 상징하듯이 별 욕심 없이 세상을 살아가고 나이가 든 후에 회상했을 때 후회 없는 삶을 살아왔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리라는 각오가 담겨있다. 젊은이들이 풀어내는 회상 장면은 익살의 극치를 보여준다. 1장 ‘동행’; 함께 걸어온 ‘세월’이라는 길 속에서 부각시킨 ‘고생’은 느릿한 속도의 걸음, 두 눈을 천천히 끔뻑이기, 어깨동무, 땀 닦기 등의 소소한 움직임만을 사용하여 춤을 단순화 시킨다.2015.07.08 06:00
모두 천부적 재능 타고 나지만 제대로 살려주는 게 중요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면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없어제28회 유니버시아드대회가 2015년 7월 3일부터 광주에서 열리고 있다. 28회째인 이번 대회에는 146개국 1만30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여 14일까지 21개 종목에서 금메달 272개를 놓고 대결을 펼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우리 선수 중에는 특히 리듬체조의 손연재, 배드민턴의 이용대, 채조의 양학선, 양궁의 기보배 등 소위 스타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육대회뿐만 아니라 첼로와 지휘의 장한나, 바이올린의 장영주 씨 등 예술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하는 사람들은 소위 ‘천부(天賦)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칭송한다. 천부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학계나 사업계 등 거의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발군(拔群)의 활동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하늘이 주신 재능’이라는 뜻으로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런 재능을 타고 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장삼이사(張三李四)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런 재능이 없기 때문에 뛰어난 업적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체념한다.2015.07.07 13:41
최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 발레안무가 고현정(고현정 디슨트 발레 컴퍼니 예술감독)의 ‘인간 생명의 힘이자 의지’인 『코나투스; 존재의 힘』은 ‘무용수의 움직임’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실존적 관성을 마라톤에 빗대어 보여준다. ‘누구나 한번은 길을 잃고, 누구나 한번은 길을 만든다’는 ‘욕망’과 ‘의지’가 춤의 동인(動因)이 된다. 『코나투스; 존재의 힘』은 인간의 의지로 인생의 짐을 극복하며, 그 짐도 가지고 가야 할 자아임을 인정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내면의 모습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이 작품은 ‘모든 사물들은 현실적 본질로서 자신의 존재를 지속하려는 힘을 가진다.’는 스피노자의 생각, 자연이 치유해내는 궁극적 힘을 극기의 모델로 삼으며, 마라톤의 과정을 사계절의 인생에 빗대어 표현한다. 인간은 외부 환경에 굴복되고 자기 본성에 반하지 않는 한, 자기 존재를 보존하는 일을 도외시 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이러한 존재를 보존하기 위해 사투하는 인간의 모습을 스피노자의 코나투스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여준다. 인간은 코나투스를 통해 행동할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실천하여 자신의 본질을 증진시킨다. 스피노자는 코나투스의 완전한 표출을 행복으로 본다.2015.07.03 13:39
이다애(李多愛·이해준 무용단 정단원) 안무의 신작 『낯선 사람』은 M극장 2015 베스트 레퍼토리 초청작이다. 특유의 여성적 감각으로 섬세하게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들추어 내교 있는 이 작품은 주제가 제목에 드러난다. 어느 날 갑자기 낯설어 지기 시작한 ‘사람’에 대한 감정을 ‘쌓기’와 ‘허물기’로 풀어낸 현대무용이다. 이다애는 레고의 ‘쌓기’와 도미노 ‘허물기’식 감정표현의 도구로써 나무 상자를 이용한다. 어둠이 깔려있다./차갑게 가라앉은 분위기/흉흉하게 경직된 표정/대화조차 없는 무관심/바닥에 깔린 그림자는 그들의 무심함을 대변해 준다. 그 쓸쓸함을 대변하는 여섯 개의 상자가 견고한 성(城)처럼 쌓여있다. 두 청춘 남녀 커플의 소원(疎遠)에 관한 에세이는 물감의 혼색처럼 많은 조합으로 나타나고, 누구나 경험했을법한 이성(理性)의 상실과 혼재의 통과의례를 능수능란한 테크닉으로 표현한다. 모두의 의상을 백색으로 치장하고, 가벼운 떨림에서 시작한 춤은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상징하는 나무 상자의 유희로 전개되고, 점강으로 치밀어 올랐다가 도입부에서 보았던 나무 상자의 정돈으로 마무리된다. 감정의 유입과 사그라짐은 친밀감과 소외감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몸동작의 유동으로 표현된다.2015.07.02 09:45
최근 아르코 대극장에서 공연된 이해준(한양대 생활무용예술학과 교수) 안무의 『트라우마 3.0』은 모다페 초청적으로 외형상 이전의 상흔을 말끔히 씻은 낭만적 서사를 표방한다. 반복적 강박감에서 벗어난 현대무용은 이승환 음악과의 조화로 외상성 신경증의 어두운 굴레를 일거에 털고 이전의 트라우마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실상은 상흔이 침잠된 고도의 아픔이 어두운 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하얀 밤이 지속되고 있는 백지의 공간은 언뜻 보아서 누구에게나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타불라 라사(Tabula Rasa)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그 어두운 공간의 깊이감을 실은 ‘침묵’(II. Silentium. Senza Moto)으로 신비감이 스며들게 한다. 부드러운 선율에 맞춘 상황 전개는 무기력증의 일면을 느리게 환상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속을 만큼 묵시적 상징으로 보여준다. 상상의 정신병동의 풍경, 폭력과 좌절이 뒤범벅된 그 한가운데 몽환의 판타지를 떠올리게 하는 비정상적 심리적 반응은 무용수들은 고도의 테크닉으로 의외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이해준의 이전의 트라우마에서 진화된 『트라우마 3.0』은 관객들이 출구가 없는 한낮의 어둠을 미학적 정교함으로 장치시킴으로써 소외감과 외면의 감정을 관객들이 ‘아름다움’으로 오인시키는 효과를 창출한다.2015.06.25 08:31
괴로운 삶이 정상…그래야 가끔 찾아오는 즐거움 알아지나치게 행복을 추구하면 불행해진다는 역설 깨달아야조금 오래된 일이다. 긴장을 하면 말을 더듬는 사람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 사람은 모든 일에 철저히 준비를 하고 긴장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하며 살았다. 그리고 더듬지 않으려고 가능하면 말을 천천히 하려고 노력했다. 어느 날 볼 일을 보러 버스를 탔다. 내리기 몇 정거장에서부터 낼 요금을 미리 준비하려고 지갑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일인지 그만 지갑을 집에 두고 가지고 오질 않았다. 급하게 외출 준비를 하느라 미쳐 지갑 챙기는 것을 깜빡 잊은 것이다. 하늘이 노래진 이 사람은 그때부터 이 엄청난 사태를 어떻게 모면할 지만 생각했다. 내려야 할 정거장이 거의 다 되어올 때까지 좋은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큰 결심을 했다. ‘기사에게 내가 말을 더듬는다는 것을 보여주자. 그것도 심하게 더듬자. 그러면 불쌍하게 생각해서 그냥 내려줄 지도 모른다.’ 평상시 같으면 자신이 더듬는다는 것을 일부로 보여준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너무 다급했기 때문에 체면을 차릴 겨를이 없었다.내릴 정거장이 다가오자 이 사람은 운전기사에게 다가가 지갑을 두고 왔기 때문에 요금을 낼 수 없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2015.06.18 11:41
보훈의 달을 맞아 국립극장 별오름에서 개최된 보훈전국무용경연대회 무담(舞談)의 제6회 국제신인작가전에 출품된 『모던타임』은 영화 ‘모던타임’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써 1930년대 일제강점기의 경성(서울)을 배경으로 한 한국무용이다. 근대화의 꽃망울이 피어나던 참혹한 암흑기의 경성시대, 그 개혁의 시대에 서구 문물을 앞서 받아들였던 단발, 신사복, 백구두로 치장한 모던보이와 양산에 양장을 한 모던 걸들은 시대의 브랜드 창출에 일조한다. 그들은 패션과 스타일을 선도하며 타인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대담한 행보를 연출하였다. 정보에 빠른 그들은 자주독립을 위해서라면 초개과 같이 자신을 희생한다. 안무가는 가슴 한 구석, ‘평범한 청춘’으로 살고 싶었던 1930년대의 그들의 영혼에 보내는 위무(慰舞), 조국을 사랑한 청춘들의 희생정신과 그 아픔을 현대적 감각으로 버라이어티, 패키지, 예술성과 상업성의 혼재를 떠올리게 하며 폭풍처럼 시대의 간극을 훑어간다. 4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장 ‘숨’, 2장 ‘어둠, 살아간다는 아픔’, 3장 ‘현실, 살아간다는 기쁨’, 4장 ‘청춘, 1930. 아프기도, 기쁘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의 성격, 주제, 배경이 전반적으로 조화를 이룬 이 작품은 춤 연기자 세 사람의 기교와 밀도감으로 안무가의 성숙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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