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4 09:56
지구인의 축제 평창올림픽이 화려한 개회식과 함께 막이 올랐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점화로 달항아리 성화대에 성화가 타오른 뒤 이어 펼쳐진 비보이 댄싱팀 저스트 절크의 환상적인 퍼포먼스 도깨비 난장이 단연 세간의 화제다. TV로 중계되는 개회식 장면을 보면서 모두가 경이롭고 화려했지만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도 도깨비 난장 퍼포먼스였다. 흥과 열정이 넘치는 빨강도깨비들의 칼군무를 보면서 나는 조금은 생뚱맞게 늦가을에 피는 여뀌꽃의 전설을 떠올렸다. 옛날 옛적에 달 밝은 밤이면 도깨비들이 사람들을 홀리기 위해 마을로 내려오곤 했는데 문가에 여뀌꽃을 심어놓으면 마을로 내려온 도깨비들이 밤새도록 여뀌꽃을 헤아리2018.02.07 09:52
밤이 길수록 별이 빛나듯 겨울 한파가 매울수록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어쩌면 사람들이 유토피아를 생각해 낸 것도 팍팍한 삶과 고통스런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망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상향으로 번역되는 유토피아(utopia)는 세상에 없는 곳이란 뜻을 담고 있다. 그러니까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으로 빚은 이상향이 곧 유토피아인 셈이다. 동양의 대표적인 이상향이라 할 수 있는 ‘무릉도원’은 말 그대로 복사꽃이 만발한 동산으로 별천지를 이르는 말이다. 옛날 어느 어부가 고기를 잡으러 배를 타고 가다가 계곡물에 복사꽃잎이 떠내려 오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이 궁금하여 배를 버리고2018.01.31 10:22
지난 토요일, 인사동에서 조촐하게 시집 출판기념회를 마쳤다. 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몹시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었다. 2시간 넘게 무대 위에서 북콘서트를 진행되는 동안 오롯이 나는 그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가 나를 향해 있었고, 나는 대중이 주목하는 가운데 나의 삶과 문학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다. 북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꽃이 민들레였다. 수많은 꽃 중에 왜 민들레였을까. 그것은 무의식중에 부박한 나의 삶이 민들레와 닮아 있다는 동질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눈보라 치는 겨울을 제외하면 봄부터 가을까지 문밖만 나서면 어디서나 쉽2018.01.29 13:28
지난 시간에는 선비의 은둔 (隱遁) 중 조은 (朝隱)에 대해 설명하였다. 다음은 시은(市隱)과 야은 (野隱)을 설명하겠다. 선비의 은둔 (隱遁) 두번째는 市隱(시은)이다. 이는 시장(저자거리) 속에서 은둔한다는 의미이다. 선비의 공부를 한 사람이 어느 수준이 되면, 시장(대중적인 삶을 뜻한다)에서 다른 일을 하며, 수련과 수양을 계속한다는 의미이다. 드러난 양반의 신분이라면 출사를 하고, 평민의 계급이라면 시은을 택한다. 그 옛날에는 고구려시대의 무술대회 등으로, 신분의 상승길이 보장 되었으나, 점차 그 길마저 막히니 세습된 양반계급이 아니면, 출사 자체가 막혀 시은을 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선비수2018.01.24 09:08
내가 꽃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역시 시인이라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모양이라고 말한다. 풍류(風流)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멋스럽고 풍치 있게 노는 일’ 또는 ‘속된 것을 버리고 고상한 유희를 하는 것’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풍류라는 말 속에 담긴 의미가 단순한 바람과 물 흐름만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까지 포함하여 파악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풍류란 말 속에 담긴 함의는 매우 복합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류를 내 식대로 해석하자면 ‘잘 노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잘 논다는 것, 다시 말해 즐길 줄 안다는 것은 말처럼 간단치 않다. 풍류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자연과 인생과 예술이 삼위일체가 되어야만2018.01.18 13:09
우리 조상의 학문은 선인학이며, 선인학을 공부하는 집단을 선비( 로 표시) 라고 부른다. 지난 글에서는 선인학의 공부가 좌도방, 우도방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선비에게 공부는 당연한 수련의 길이므로 선비는 공부함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 결과 주위 사람도 잘 모를 때가 많다. 조용히 혼자 수련할 뿐이므로 드러나지 않는다. 현대의 우리는 계속 공부하는 사람 외에는 학교공부를 마치면 자기 전공분야의 공부를 손놓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비의 공부는 죽는 순간까지 멈춤이 없다. 선비의 공부는 죽는 순간까지 이어지며, 이는 자기 수련과 수양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가며 수양과 수련의 정도가 깊어지나 그 끝은2018.01.17 13:25
근래에 새로 생긴 취미 중 하나가 민화그리기이다.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취미인데 정신이 산란할 때 민화를 그리면 정신이 붓끝으로 모아지고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어 정신 건강에도 좋은 듯싶다. 눈 오는 겨울 밤, 화선지 위에 모란을 피우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멋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민화를 배우면서 처음 그린 그림이 호작도였고 두 번째로 그린 게 모란이었다. 민화에서 모란을 즐겨 그린 것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겼기 까닭이다. 모란은 꽃이 크고 화려할 뿐만 아니라 위엄과 품위를 지녀 부귀화, 또는 화중왕으로 불린다. 백화의 왕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꽃답게 이명(異名)도 많다. 목작2018.01.10 10:45
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서로 덕담을 건네며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소망하고 기원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창밖은 여전히 찬바람 쌩쌩 불어가고 사방으로 눈길 놓아도 꽃 한 송이 보이지 않는 한 겨울 속이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은 자신의 책에서 “시간이 해결 못할 악운도 재앙도 없다면서 시간이야말로 신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혹한의 시기를 견디게 하는 것은 시간이며 머지않아 봄이 오리라는 희망이 아닐까 싶다. 기다려도 봄은 오고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오고야 말겠지만 가만히 앉아 봄을 기다리기엔 기다림의 시간이 지루하기만 한 탓이다. 기다림에 지치고 꽃에 허기진 사람들은2018.01.02 11:46
우물쭈물 하다가 또 한 해의 끝자락에 엉거주춤 서 있다. 며칠 남지 않은 헌 달력을 떼어내고 새해 달력을 바꾸어 걸며 희망찬 새해를 그려보지만 되돌아보면 회한의 바람이 가슴을 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세상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찾아 나설 꽃도 없는 찬바람만 쌩쌩 불어가는 겨울은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몸도 마음도 추위를 타는 세한(歲寒)의 계절이다.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그립고, 마음 기댈 꽃 하나 없는 겨울이 되면 내가 습관처럼 떠올리는 그림이 추사의 ‘세한도’다. 54세에서 63세까지 무려 9년이란 세월을 제주 유배지 대정에서 지내는 동안 고난 속에 있는 스승을 위해 한결 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보인 제자 이상적2017.12.29 09:00
향기촌은 주민이 생활환경을 같이 하며 주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형성한 삶터(공간), 사람(조직), 공동체(관계)가 통합된 마을로 자발적이며 체험적 가난을 나누는 곳입니다 또한 부지를 공동 구매한다는 것은 저렴함 가격, 토지의 공공성 확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낼 수 있는 기반 마련, 토지 사용 활성화를 통한 자산 가치 증대 등을 참여 주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동지주제 형태를 뜻하며 이는 지금까지 유례가 없었던 귀촌 모델입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공유)경제 모델을 창출할 것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토지 사용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가운데 생산, 교환, 분배, 소2017.12.27 08:51
한 여름의 연꽃방죽을 환하게 밝히는 연꽃은 흔히 꽃 중에 군자로 불리는 꽃이다. “진흙에서 나왔음에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으며, 속은 비었고 밖은 곧으며, 덩굴을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않으며, 향은 멀리 갈수록 더욱 맑고, 꽃대는 꼿꼿하고 고결하게 서 있으며, 멀리서 볼 수는 있어도 함부로 가지고 놀 수 없는 연꽃을 사랑한다.”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주돈은 ‘애련설(愛蓮說)’을 지어 이 같이 고백했다. 연꽃이 지닌 미덕은 이외에도 많지만 무엇보다 신비롭고 경이로운 것은 연꽃 씨앗의 기나긴 생명력이다. 2009년 5월 8일 옛 가야의 땅이었던 경남 함안군 성산산성 발굴 현장에2017.12.22 17:42
사단법인 사색의향기는 충남 홍성군 갈산면 대사리에 향기촌 건립에 필요한 부지 35만평을 선정하고 이를 공동 구매하고 있다. 집단 귀촌 마을인 향기촌을 건립하기 위한 부지를 회원들과 함께 공동으로 매입하는 것이다. 귀촌은 혼자서 하면 대다수가 실패하고 비용 또한 많이 들어간다. 마음이 통하는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행하는 집단 귀촌은 도시 포기에서 오는 상실감을 보상받고 공적 혜택과 공유가치를 함께 누릴 수 있다. 향기촌은 귀농이 아닌 귀촌의 형태로 행복마을을 건설하고 생활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농촌 친화적인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귀촌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위대한 선각자들은 많다. 위대한 정치가2017.12.20 16:53
선인공부를 하는 무리를 선비(선배)라 하며, 이들은 일반인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첫째 옛날에는 글을 아는 사람이 극소수의 사람밖에 없으므로 여기서부터 구별이 된다.둘째 집안 배경 등 글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한다.셋째 선비는 화랑이 낭도를 거느리듯 이미 스스로 부하집단을 거느린다.선비의 공부(선인학)의 핵심은 우주 자연의 삼라만상의 변화구조에 대한 공부와, 신체의 에너지를 극대화시키는 호흡법이다. [역학(易學)과 명상, 호흡법의 기(氣)수련) 이 두 가지를 근본공부로 하여, 문과 예(文과 藝)를 익히고, 무와 의(武와 醫)를 익힌다.이런 선비들의 공부 방법 중에서 정신수련을 위주로 공부하는 사람들을 좌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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