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7 09:35
마침내 3월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3월을 가리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암소가 송아지 낳는 달’, ‘한결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달’이라고 한다. 3월이 되면 긴 동면에서 깨어난 대지가 새싹을 밀어올리고 꽃눈을 틔우며 나무들은 헐벗은 가지에 연두색 새잎을 차려입기 시작한다. 벌레 알에도 푸른빛이 돌고 제비도 지난 가을 비워 둔 옛집을 찾아 날아든다. 인디언들의 표현대로 무엇 하나 한결 같은 게 없는, 날마다 새롭고 신기한 것들로 가득한 3월이 되면 어딘가에 꽃이 피어 있을 것만 같아 자주 숲을 찾게 된다. 아직 뺨을 스치는 바람은 맵고, 겨울 빛을 지우지 못한 숲은 잿빛 침묵에 잠겨 있지만 자세히 숲을 살2018.02.28 08:44
지난 토요일 K박사의 출판기념회에 다녀왔다. K박사는 중졸의 학력으로 택시운전사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는 배움의 노력으로 노무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후 독학으로 학력을 인정받고 가시밭길을 헤쳐 나와 노동법의 권위자로 기업의 노사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했을 뿐 아니라 기업과 대학에서 수많은 강연과 기부활동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 중에도 배움의 열망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입지전적인 사람이다. 그의 출판기념회장으로 향하며 나는 앙스트블뤼테(Angstblüte)란 식물학적 용어를 떠올렸다. 앙스트블뤼테(Angstblüte)는 독일어로 '공포, 두려움, 불안'을 뜻하는 앙스트(Angst)와 ‘개2018.02.21 09:59
겨우내 꽁꽁 얼었던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지났다. 이제 계곡의 물소리도 점점 명랑해지고 겨우내 바람을 타던 수양버들 가지에도 곧 봄이 도착할 것이다. 천 가닥, 만 가닥의 실을 풀어놓은 듯 가느다란 가지위로 연둣빛 안개가 서린 듯 푸른 기운이 돌고 버들강아지가 탐스럽게 피어나는 모습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버들가지가 휘늘어진 빨래터에서 들려오던 빨래방망이질 소리와 아낙네들의 햇살처럼 밝은 웃음소리가 낭자하던 유년의 봄은 참으로 눈부셨고 지금도 여전히 그리운 풍경 중의 하나다.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여 희자매가 부른 ‘실버들’이란 노래가 있다. 실버들은 가지가 실처럼2018.02.14 09:56
지구인의 축제 평창올림픽이 화려한 개회식과 함께 막이 올랐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점화로 달항아리 성화대에 성화가 타오른 뒤 이어 펼쳐진 비보이 댄싱팀 저스트 절크의 환상적인 퍼포먼스 도깨비 난장이 단연 세간의 화제다. TV로 중계되는 개회식 장면을 보면서 모두가 경이롭고 화려했지만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도 도깨비 난장 퍼포먼스였다. 흥과 열정이 넘치는 빨강도깨비들의 칼군무를 보면서 나는 조금은 생뚱맞게 늦가을에 피는 여뀌꽃의 전설을 떠올렸다. 옛날 옛적에 달 밝은 밤이면 도깨비들이 사람들을 홀리기 위해 마을로 내려오곤 했는데 문가에 여뀌꽃을 심어놓으면 마을로 내려온 도깨비들이 밤새도록 여뀌꽃을 헤아리2018.02.07 09:52
밤이 길수록 별이 빛나듯 겨울 한파가 매울수록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어쩌면 사람들이 유토피아를 생각해 낸 것도 팍팍한 삶과 고통스런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망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상향으로 번역되는 유토피아(utopia)는 세상에 없는 곳이란 뜻을 담고 있다. 그러니까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으로 빚은 이상향이 곧 유토피아인 셈이다. 동양의 대표적인 이상향이라 할 수 있는 ‘무릉도원’은 말 그대로 복사꽃이 만발한 동산으로 별천지를 이르는 말이다. 옛날 어느 어부가 고기를 잡으러 배를 타고 가다가 계곡물에 복사꽃잎이 떠내려 오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이 궁금하여 배를 버리고2018.01.31 10:22
지난 토요일, 인사동에서 조촐하게 시집 출판기념회를 마쳤다. 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몹시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었다. 2시간 넘게 무대 위에서 북콘서트를 진행되는 동안 오롯이 나는 그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가 나를 향해 있었고, 나는 대중이 주목하는 가운데 나의 삶과 문학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다. 북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꽃이 민들레였다. 수많은 꽃 중에 왜 민들레였을까. 그것은 무의식중에 부박한 나의 삶이 민들레와 닮아 있다는 동질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눈보라 치는 겨울을 제외하면 봄부터 가을까지 문밖만 나서면 어디서나 쉽2018.01.29 13:28
지난 시간에는 선비의 은둔 (隱遁) 중 조은 (朝隱)에 대해 설명하였다. 다음은 시은(市隱)과 야은 (野隱)을 설명하겠다. 선비의 은둔 (隱遁) 두번째는 市隱(시은)이다. 이는 시장(저자거리) 속에서 은둔한다는 의미이다. 선비의 공부를 한 사람이 어느 수준이 되면, 시장(대중적인 삶을 뜻한다)에서 다른 일을 하며, 수련과 수양을 계속한다는 의미이다. 드러난 양반의 신분이라면 출사를 하고, 평민의 계급이라면 시은을 택한다. 그 옛날에는 고구려시대의 무술대회 등으로, 신분의 상승길이 보장 되었으나, 점차 그 길마저 막히니 세습된 양반계급이 아니면, 출사 자체가 막혀 시은을 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선비수2018.01.24 09:08
내가 꽃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역시 시인이라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모양이라고 말한다. 풍류(風流)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멋스럽고 풍치 있게 노는 일’ 또는 ‘속된 것을 버리고 고상한 유희를 하는 것’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풍류라는 말 속에 담긴 의미가 단순한 바람과 물 흐름만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까지 포함하여 파악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풍류란 말 속에 담긴 함의는 매우 복합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류를 내 식대로 해석하자면 ‘잘 노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잘 논다는 것, 다시 말해 즐길 줄 안다는 것은 말처럼 간단치 않다. 풍류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자연과 인생과 예술이 삼위일체가 되어야만2018.01.18 13:09
우리 조상의 학문은 선인학이며, 선인학을 공부하는 집단을 선비( 로 표시) 라고 부른다. 지난 글에서는 선인학의 공부가 좌도방, 우도방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선비에게 공부는 당연한 수련의 길이므로 선비는 공부함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 결과 주위 사람도 잘 모를 때가 많다. 조용히 혼자 수련할 뿐이므로 드러나지 않는다. 현대의 우리는 계속 공부하는 사람 외에는 학교공부를 마치면 자기 전공분야의 공부를 손놓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비의 공부는 죽는 순간까지 멈춤이 없다. 선비의 공부는 죽는 순간까지 이어지며, 이는 자기 수련과 수양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가며 수양과 수련의 정도가 깊어지나 그 끝은2018.01.17 13:25
근래에 새로 생긴 취미 중 하나가 민화그리기이다.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취미인데 정신이 산란할 때 민화를 그리면 정신이 붓끝으로 모아지고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어 정신 건강에도 좋은 듯싶다. 눈 오는 겨울 밤, 화선지 위에 모란을 피우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멋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민화를 배우면서 처음 그린 그림이 호작도였고 두 번째로 그린 게 모란이었다. 민화에서 모란을 즐겨 그린 것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겼기 까닭이다. 모란은 꽃이 크고 화려할 뿐만 아니라 위엄과 품위를 지녀 부귀화, 또는 화중왕으로 불린다. 백화의 왕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꽃답게 이명(異名)도 많다. 목작2018.01.10 10:45
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서로 덕담을 건네며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소망하고 기원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창밖은 여전히 찬바람 쌩쌩 불어가고 사방으로 눈길 놓아도 꽃 한 송이 보이지 않는 한 겨울 속이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은 자신의 책에서 “시간이 해결 못할 악운도 재앙도 없다면서 시간이야말로 신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혹한의 시기를 견디게 하는 것은 시간이며 머지않아 봄이 오리라는 희망이 아닐까 싶다. 기다려도 봄은 오고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오고야 말겠지만 가만히 앉아 봄을 기다리기엔 기다림의 시간이 지루하기만 한 탓이다. 기다림에 지치고 꽃에 허기진 사람들은2018.01.02 11:46
우물쭈물 하다가 또 한 해의 끝자락에 엉거주춤 서 있다. 며칠 남지 않은 헌 달력을 떼어내고 새해 달력을 바꾸어 걸며 희망찬 새해를 그려보지만 되돌아보면 회한의 바람이 가슴을 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세상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찾아 나설 꽃도 없는 찬바람만 쌩쌩 불어가는 겨울은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몸도 마음도 추위를 타는 세한(歲寒)의 계절이다.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그립고, 마음 기댈 꽃 하나 없는 겨울이 되면 내가 습관처럼 떠올리는 그림이 추사의 ‘세한도’다. 54세에서 63세까지 무려 9년이란 세월을 제주 유배지 대정에서 지내는 동안 고난 속에 있는 스승을 위해 한결 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보인 제자 이상적2017.12.29 09:00
향기촌은 주민이 생활환경을 같이 하며 주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형성한 삶터(공간), 사람(조직), 공동체(관계)가 통합된 마을로 자발적이며 체험적 가난을 나누는 곳입니다 또한 부지를 공동 구매한다는 것은 저렴함 가격, 토지의 공공성 확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낼 수 있는 기반 마련, 토지 사용 활성화를 통한 자산 가치 증대 등을 참여 주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동지주제 형태를 뜻하며 이는 지금까지 유례가 없었던 귀촌 모델입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공유)경제 모델을 창출할 것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토지 사용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가운데 생산, 교환, 분배, 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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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보고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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