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8 11:18
1950년대 후반에 서울에는 특수 초등학교가 두 곳이 있었다. 이 학교들은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입학시험을 치르고 소수의 합격자만 다닐 수 있는 명문학교였다. 필자도 여섯 살의 어린 나이에 이 중 한 학교에 입학시험을 보았지만, 결과는 안타깝게도 불합격이었다. 결국 한 해 재수(再修) 끝에 합격하여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다. 당시에는 지역적으로 소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다닌다는 명문중학교들이 있었다. 제법 공부를 잘했던 필자에게 여러 선생님이 제일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명문중학교에 무난히 합격할 것이라고 칭찬해주시곤 하셨다. 하지만 5학년 2학기에 그 당시에는 난치병으로 분류2020.03.25 09:21
지난 3월 16일 대구에서는 어머니가 혼자 힘겹게 집안일을 하는데 방에서 빈둥빈둥 누워있는 남동생과 다툼이 격해진 끝에 남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일이 벌어졌다. 타지에서 직장을 다니던 이 여성은 코로나19 사태로 대구의 부모님 집에서 재택근무 중이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로 혼자 육아를 책임지는 것이 답답해 남편에게 바람 쐬러 가자고 했다가 시비가 붙어 폭행까지 당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연도 있다. 폭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스트레스가 폭력적인 성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털어놓는 글이 온라인에 줄을 잇고 있다. "둘째를 임신해 만삭인데 코로나 사태로 홀로 가정보육을 3주째 하다 보니 자꾸 아2020.03.11 09:15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해 '팬데믹(pandemic)'으로 분류할 지경이 되었다. 팬데믹은 특정 질병이 2개 대륙 이상으로 확산할 경우를 지칭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 역사상 팬데믹에 속한 질병은 14세기 중세 유럽을 거의 전멸시킨 '흑사병(페스트)', 1918년 전 세계에서 50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스페인 독감', 1968년 100만 명이 사망한 '홍콩 독감' 등이 있다. 전 세계에 펴진 코로나19는 질병의 원인은 동일하지만, 그 질병에 대처하는 방식은 각 나라나 조직마다 또는 개인별로 큰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하면, 동일한 현상에 대처하는 방식에는 문화차와 성격차가 있다는 말이다. 이2020.02.25 14:01
마음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는 데 큰 공헌을 한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정신분석 이론을 정립해가는 초기에 큰 오판(誤判)을 했다. 그가 만난 여자 환자들이 거의 대부분 어렸을 때 아버지가 자신을 성적으로 유혹했다는 엄청난 사실을 치료 도중 밝힌 것이다. 프로이트는 처음에는 이 진술을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유혹설(誘惑說)’을 주장했다. 이 주장에 의하면, 당시 딸을 가진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딸이 어렸을 때 성(性)적으로 유혹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성에 대한 언급이 금기시되던 시기에 인간 행동의 가장 기저에 있는 본능은 ‘성욕(性慾)’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해 눈살을 찌2020.02.05 12:42
2019년 세밑 극장가에 잔잔하지만 큰 감동을 준 영화가 상영되었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작품 <두 교황>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차기 프란체스토 교황과의 짧은 만남 동안에 일어나는 일화와 대화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연출한 영화이다. 안소니 홉킨스가 베네틱토 16세로 분해 열연하였고, 조나단 프라이스가 교황 프란체스코 역을 맡아 큰 감동을 주었다. 아름답고 신비스럽기까지 한 바티칸의 내부는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2005년 성 요한 바오르 2세 교황의 승하 후 265대 교황 선출 투표가 진행된다. 강력한 후보 라칭거 추기경과 본인은 원치 않았지만 주변에서 밀어준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경합을 벌였고, 결국2020.01.15 08:26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조금 거칠게 비교하자면, 일반적으로 동양을 ‘수치심’의 문화로 그리고 서양을 ‘죄의식’의 문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문화의 핵심은 ‘나’와 ‘너’가 관계 맺는 방식이다. 이 관계를 잘 맺으면 즐거움이나 행복감 등 긍정적 감정을 느낀다. 반대로 이 관계가 불편하면 수치심이나 죄의식 등 부정적 감정을 느낀다. 이때 ‘나’와 ‘너’ 중에서 어느 것에 더 중점을 두고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관계중심’의 문화와 ‘개인주의’ 문화로 대별된다. ‘관계중심’의 문화에서는 ‘나’보다 ‘너’를, 그리고 ‘개인중심’의 문화에서는 ‘너’보다 ‘나’를 더 중시한다. 물론 어느 문화에서나 ‘나’나 ‘너’를 완전2019.12.25 10:16
연말이 되면 <교수신문>이 한 해를 돌아보면서 과거 일년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그래서 <교수신문>이 발표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그 해 사회의 궤적을 가장 적확하게 짚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년 2019년을 돌아보면서 <교수신문>은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공명지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제안한 최재묵 영남대 철학과 교수에 의하면, "공명조는 머리는 2개인데 몸통은 하나이다. 한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난다. 몸은 하나인데 마음이 둘인 셈이다. 한 나라의 백성인데 두 가지 마음으로 쫙 갈라진 우리 현실과 흡사하다. 두 마음이기 때문에2019.12.11 12:54
“아들이 우울증이 있고 병약한 편이었지만 이렇게 제 곁을 훌쩍 떠나 버릴 줄을 꿈에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엄마’하고 달려올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힐 때가 많습니다. 저는 아들이 죽음과도 바꿀 만큼 고통스러워 했는데도 엄마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교회에 가서도 기도가 잘 안됩니다. 교인들이 위로해 주는 말이 오히려 상처가 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워 혼자 집에서 울 때가 많습니다. 아들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아들과 많은 시간 함께 했던 내가 가장 큰 고통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편도 우울증으로2019.11.27 12:53
21세기 들어서면서 ‘긍정심리학(肯定心理學, positive psychology)’ 분야가 관심을 끌면서 많은 연구 결과들을 양산해내고 있다. 긍정심리학을 짧게 정의하자면, 개인과 사회를 번영(繁榮, flourish)시키는 강점과 장점을 연구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긍정심리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암시하고 있듯이 지금까지의 심리학이 ‘부정심리학(否定心理學, negative psychology)’이었다는 반성 위에서 시작되었다. 즉,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에 관심을 가지고, 이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되는 원인을 밝혀내 그것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됐다. 그 이유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크게 발전한 임상심리학과 상담심리2019.11.13 12:09
'작은미미'라는 필명으로 자신의 인도 생활을 한 일간지에 게재하고 있는 작가이자 뮤지션인 '미미시스터즈'의 한 멤버는 최근에 인도에서는 남편에 대한 사랑을 입증하기 위해 부인이 하루 종일 굶는 '카르와 차우트(Karwa Chauth)' 날의 풍습에 놀랐다고 적고 있다(한겨레, 2019년 11월 7일자). 자신을 '타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자부하면서도 이 풍습에는 "뒷골이 댕긴다"고 고백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평범한 가정주부뿐만 아니라 의사나 교사와 같은 전문직 여성들도 하루 굶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처럼 타문화를 이해한다고 자부하고 있는 사람들까지도 처음 생소한2019.10.30 12:07
이제는 '문화지능(cultural intelligence)'의 시대이다. 지난 호에서 심리학에서 개발한 지능검사의 유래와 종류에 대해 소개했다. 일반 지능의 시대를 거쳐 감정지능이 중요해졌다. 감정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은 정서가 주는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다. 즉 '머리만 좋은' 것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감정까지 정확하게 지각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감정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과 정서를 점검하고, 그것들의 차이를 변별하며,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정서 정보를 이용할 줄 아는 능력이 뛰어나다. 감정지능 다음으로 관심을 끈 것은 도덕지능(moral intelligence)이다. 정신분석학자 프2019.10.17 09:52
인간의 행동을 경험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심리학에서는 다양한 검사를 개발한다. 이 검사를 통해 객관적인 자료를 얻고 그 자료의 의미를 통계적 처리를 통해 검증한다. 다양한 심리검사 중에서도 제일 먼저 개발되고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것이 지능(知能, intelligence)검사이다. 중세 봉건사회에서는 소수의 귀족 자녀들만이 개인교사를 두고 공부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세습된 신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쌓았다. 하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평민과 노예는 비싼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부할 기회를 가질 수조차 없었다. 단지 어린 시기를 벗어나자마자 부모와 어른을 통해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수행할 수2019.10.03 06:00
2007년 개봉된 영화 <밀양>은 용서와 화해에 대한 서구 문화와 동양 문화, 특히 한국 문화와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당시 이 영화로 주연 신애역을 맡은 전도연이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아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죽은 남편의 고향인 밀양(密陽)에서 작은 피아노 학원을 개업하고 새 삶을 살아가려는 신애에게는 삶의 위안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어린 아들 준이 있다. 밀양에서 새 삶을 시작한 신애는 어느새 아들 준의 학교 학부모들이나 마을 주민들과도 어울리게 될 만큼 외지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평안한 생활은 얼마 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끝난다. 아들 준이 유괴되어 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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